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제작상의 실수를 발견하는 ‘옥에 티’ 찾기다. 인기드라마일수록, 특히 사극이나 시대극에 이런 ‘옥에 티’가 자주 등장한다.
요즘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인 MBC ‘에덴의 동쪽’에서는 ‘옥에 티’가 매회 발견된다. 사극인 KBS2TV ‘바람의 나라’도 지나칠 수 없다.
현대극인 SBS ‘떼루아’도 시청자의 예리한 눈에 ‘딱’ 걸렸다.
○MBC ‘에덴의 동쪽’…인기만큼 ‘옥에티’도 많아
시간을 거슬러 과거를 재현하다 보니 불가항력적인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시청자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드라마 시대에 맞지 않는 자동차, 현대식 빌딩이 매번 등장해 ‘타임머신 드라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특히 자동차가 많은 지적을 받았다.
1993년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타고 다니는 차는 독일산 BMW. 그것도 최신형이다. 해외 유명 자동차와 2006년, 2008년식 국산 자동차가 매회 등장한다. 주 촬영지인 호텔에 설치된 LCD TV도 극의 배경과 전혀 맞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의 배경은 도대체 몇년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물론 제작진 나름대로는 시대 고증에 애를 쓰고 있다. 시대와 맞지 않는 간판과 건물을 가리려고 연기자들의 동선을 치밀하게 계산하기도 한다.
‘에덴의 동쪽’에 출연 중인 한 연기자는 “최근 호텔 고층에서 촬영하던 도중 유리창 밖으로 대기업 간판이 보여 몸으로 가리고 촬영했다”는 후일담을 공개하기도 했다.
○KBS 2TV ‘바람의 나라’…사극에 웬 알파벳?
극중 무휼(송일국)의 옷 안쪽에 알파벳이 인쇄되어 있었고, 저 멀리에는 촬영장을 방문한 관광객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는 1840년대에 발명된 옷핀까지 출현했다. 연(최정원)이 긴 머리를 묶으며 썼던 리본 장식 가운데에 옷핀이 카메라에 잡혀 ‘옥에 티’로 남았다.
시청자들은 “방송 봤는데 눈치 못 챘다” “찾아내는 사람이 더 대단하다” 등의 글을 남기며 관심을 보였다.
○ SBS ‘떼루아’…소품이 애물단지
드라마 주요 소품인 와인이 제작진의 골탕을 먹이는 애물단지다. 와인 전문 드라마를 표방한 만큼 애호가들이 주의 깊게 시청하고 있어 와인에 대한 정보 오류 등이 ‘옥에 티’로 지적되고 있다.
가령 유선이 김주혁에게 “이거 너랑 마시려고 보르도에서 산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설명과 다른 와인이 화면에 비쳐졌다.
한 시청자는 “화면의 와인은 ‘포마르(POMMARD)’로 버건디 지방에 있는 것”라고 제작진의 부주의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또 실수로 떨어뜨려 깨진 와인병에 붙은 상표가 떨어지기 전의 병에 붙어있던 상표와 다른 것도 지적됐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화보]송일국·최정원·정진영 주연 드라마 ‘바람의 나라’ 스틸컷
[화보]김주혁, 한혜진 주연 드라마 ‘떼루아’ 제작발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