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가요대전’ 출연을 위해 잠시 귀국한 보아와 12월 30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오리엔탈 주점 e-테이블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보아는 “8년 만에 한국에서 새해를 맞는다”면서 갑작스럽게 주어진 휴가가 좋으면서도 뭘 하며 지내야할지 모르겠다며 또 웃었다.
-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선 소감은 어떤가.
“굉장히 많이 떨렸다. 팬들의 너무 많은 기대가 있었고, 주목도 많이 해 부담도 있었는데, 재미있었고, 오랜만에 팬을 만나 좋았다.”
- 기자회견에 깁스를 하고 나와 안타까움을 줬는데, 팔부상 부위는 어떤가.
“왼 팔목 인대 파열이었는데 많이 좋아졌고, 재활운동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 정해준 재활기간은 끝났지만, 춤을 많이 추다보니 몸을 풀어줘야 한다. 스트레칭을 하듯 운동을 하고 있다.”
● “평탄한 길 싫어, 미국시장 도전”
- 미국진출을 준비하게 된 배경은.
“일본에서 활동한지 7년 됐다. 평탄한 길을 택했다면, 한·일 양국에서 활동하면 됐지만, 나나 이수만 선생님이나 도전을 즐긴다. 또 미국진출은 모든 가수의 꿈일 것이다.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인 것 같다. 최근 22살 생일을 맞았는데, 그렇게 어리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알맞은 나이에 적절한 타이밍. 모든 게 맞아 떨어진 것 같다. 힘들긴 하지만, 3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 미국이 일본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큰 차이점은 모르겠다. 처음 일본에 갔을 때는 언어를 익히고 문화 배우느라 좀 한가했다. 미국도 그런 건 똑같았다. 영어 공부, 미국 문화 익히기를 하다보니 다소 여유 있는 생활을 한다. 요즘은 녹음이 있어 녹음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녹음은 주로 LA에서 하고, 최근엔 애틀랜타에서 했다.
- 그래도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느낌이 일본 진출 때와는 많이 다를 텐데.
“일본에 처음 갔을 때가 15살 때였다. 당시엔 부담도 없었고, ‘아, 내가 일본에서 활동을 하는구나’는 생각뿐, 기대도 부담도 없어서 편하게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기대치가 높다보니 부담도 많다. 평소 즐겨듣던 팝 음악을 만드는 프로듀서와 같이 작업하게 되고, 유명한 안무가와 함께 하니 가수로서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많이 힘들기도 하지만, 공부도 많이 되고 새롭고 신선하다.”
- ‘이트 유 업’을 발표한 후 현지의 첫 반응은 어땠나.
“내 노래를 내고 신기한 마음에 인터넷을 봤는데, 대부분 좋은 반응이더라.”
- 제일 힘이 났던 이야기는.
“아시아인으로 아직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이 없는데 보아는 성공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힘이 됐다.”
●“아시안이라는 차이 못 느껴”
-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준비한 컨셉트가 있다면.
“특별한 건 없다. 섹시 컨셉트도, 발라드를 할 것도 아니다. 그냥 미국 스타일에 맞는 음악과 춤을 할 뿐이다. 힘과 카리스마가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었다. 음악과 안무를 기본으로 힘 있는 무대를 많이 보여주고 싶다.”
- 미국 사람들이 어리게 보지 않던가.
“10대로 본다. 클럽에 가면 신분증 보여 달라고 한다.”
- 아시아인으로서의 한계를 조금이라도 느낀 적은 없나.
“없다. 오히려 아시아인이어서 신기해 한다. 많은 아시아인들이 현지 엔터업계에서 활동하고 있어 아시아인이라는 사실에 큰 차별이 없다.”
- 미국에서 가장 어려운 점, 또 잘 먹히는 점은.
“역시 언어가 가장 어렵다. 그리고 한국과 다른 녹음 방식도 좀 생소하다. 미국은 데모를 주는 게 아니라. 녹음실에서 곡이 나오길 마냥 기다렸다가 녹음한다. 프로듀서와 의견도 나누고 하다보면 녹음하는 시간이 길다. 언제 시작할지 모르고, 또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합숙 수준이다.”
- 영어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아직 드라마를 보고 이해할 정도는 아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일본에 처음 갔을 때 일본어 실력보다는 그래도 조금 잘 하는 것 같다.(웃음)”
- 미국시장은 실제 겪어보니 정말 어마어마하던가.
“빌보드는 정말 많은 차트가 있다. 인디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많다.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모인 그 빌보드 100위 안에 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생각하면, 클럽차트에 든 것도 어느 정도는 나도 열심히 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앞으로 나가야 되지만, ‘굉장히 큰 시장이구나’란 생각이 새삼 들었다.”
- 동양인의 매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나.
“난 누가 봐도 전형적인 동양인 여성의 외모다. 그러나 많이 들은 건 ‘너 진짜 춤 잘 춘다’는 이야기다. 안무가가 ‘가수 안 해도. 웬만한 가수의 메인 댄서로 활동할 수 있을 정도’라고 칭찬해주더라.”
● “빌보드 메인 차트 진입이 당면 목표”
- 세븐은 미국에서 준비하면서 우울증이 있었다고 하던데.
“세븐은 1년 가까이 혼자 미국에서 있은 것으로 안다. 난 아직까지 오랫동안 혼자 있어본 적 없었다. 아직은 힘들고 외롭다는 것은 못 느꼈다.”
- 세븐과 비도 내년에 미국에서 음반을 내는데, 그들이 지켜보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은가.
“누가 먼저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각자 스타일을 얼마만큼 잘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면 나도 기분 좋다. 세븐이나 비도 앨범을 낸다면 나도 관심이 갈 것이다. 나는 그저 내 방식대로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
- 짧은 시간이지만, 친분을 튼 팝스타는 없나.
“아직 없다. 12월 MTV 공연 끝나고, 사회를 봤던 수진 박과 저녁을 했는데, 린킨파크의 조셉 한이 와서 잠시 자리를 함께 했다.”
- 현재 미국 활동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빌보드 메인 차트에 이름을 올려보고 싶다. 지금은 ‘핫 댄스 클럽 플레이’ 차트에 올랐지만, 빌보드 100, 빌보드 200 등 메인 차트에 올라보고 싶다. 아시아인으로 미국에서 성공한 가수가 아직 없다. 성공이란 기준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와 나의 음악을 알도록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전미투어도 하고 싶다.”
- 미리 듣는 빌보드 1위 소감은.
“‘시크릿’이란 책을 보면, 내가 그렇게 생각을 하면 이뤄진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그렇게 될거라 믿고 기도는 하고 있다.”
●“새해엔 남자친구도 생겼으면”
- 한국 드라마도 보나.
“최근 매니저가 한인타운에서 빌려온 DVD로 ‘베토벤 바이러스’를 봤다.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강마에’ 캐릭터 너무 매력적이더라.”
- 새해인사를 해달라.
“우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저는 항상 즐겁게 일하려고 한다. 새해엔 작심삼일 많다. 자기가 원하는 것 모두 이룰 수 있는 한 해, 나한테도 그런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 새해 소망 3가지가 있다면.
“미국진출 잘 됐으면 좋겠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이번에 팔 다치고 너무 아파서 건강의 소중함을 실감했다. 그리고 나도 연애도 해봤으면 좋겠다.”
- 호감 가는 남자 스타일은.
“외모는 거의 관심이 없다. 내가 뭔가 배울 수 있는 남자가 좋다. 지식이나 언어 등 나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음이 따뜻해야 한다. 마음 따뜻하고 똑똑한 남자. 똑똑하다는 것은 학벌이 아니라 살아가는 지혜와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 첫인상에 끌려 만나는 편인가 아니면 서서히 만나게 되는 스타일인가.
“사람을 많이 만나봐서, 그 사람의 인상이나 말씨를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된다.”
- 연예인 친구 중 친한 사람은.
“동방신기의 영웅재중이랑 친하다. 일본에서 같이 활동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희철과도 친하다. 그리고 데뷔할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람과 지금도 계속 친하다.”
- 또래와 다른 삶을 살아왔는데,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래도 나는 가수를 할 것 같다.”
- 가족이란 의미가 소중할 텐데, 가족과 지낸 시간 중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크리스마스가 되면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9살 때 인가 명동성당에서 크리스마스 미사 드린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그때 이후로 가족과 함께 식사 외에 별다른 것을 해본 적이 없다. 오빠들하고는 가끔 술 한 잔한다.”
- 주량은 얼마인가.
“많이 마시진 못한다. 좋아하긴 하지만 얼굴이 금방 빨개진다. 소주를 마시고 탈이 난 적이 있어 소주는 잘 못 마신다.”
- 새해는 어디서 보내나.
“새해 하루 이틀 더 머물다 일본을 들렀다가 미국으로 다시 간다. 8년 만에 한국에서 새해를 맞게 됐는데, 오히려 뭘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동안 새해는 일본에서 ‘홍백가합전’하면서 맞았다. 방송국 대기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카운트다운을 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보내서 아쉬웠다.”
보아는 아직은 한국 정규 6집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정규앨범을 낸 후 한국에서 미국 노래로 잠깐이나마 시간을 내서 음악방송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새 앨범을 위해 약 10트랙 가량 녹음했다. 최근 보아는 크리스 브라운, 어셔, 리아나 등의 음반에 참여한 션 가렛, 브라이언 케네디와 최근 작업을 했다면서 “좋은 곡이 나와서 뿌듯하다. 굉장히 좋은 앨범이 될 것 같아 나 또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보아는 내년 첫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이트 유 업’ 외 다른 곡을 또 싱글로 발표할 예정이다.
보아는 연기자 데뷔 계획에 대해서는 “작품을 고르며 준비를 하던 중 미국 활동을 하게 됐는데, 지금은 미국 활동 중이어서 지금은 가수활동에 포커스를 두고 싶다. 하지만 좋은 작품에서 제의가 들어오면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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