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충돌, 민간인 학살은 막아야'라는 제목으로 방형남 논설위원의 논평이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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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형남 논설위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이 오늘(5일)로 사흘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앞서 일주일 동안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공습을 했습니다.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상 작전이 시작된 뒤 "이번 군사작전은 결코 짧지도 쉽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분간은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결사적인 반격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세계인들이 희망 속에 시작한 2009년 첫날들이 이렇게 전쟁으로 하루하루 지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뿌리가 매우 깊어 명쾌하게 잘잘못을 가리는 게 불가능합니다. 이번 전쟁의 단초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의 공습과 침공을 비난하는 시각도 있고, 로켓 등을 동원해 끊임없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 탓으로 돌리는 시각도 있습니다. 아랍권과 유럽 곳곳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안타깝지만 책임을 한쪽으로 몰아 전쟁 중단을 압박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도 휴전 촉구 성명 채택에 실패했습니다. 리비아가 제출한 성명 초안에 하마스의 로켓 공격 중단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거부권을 가진 미국이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국제사회가 구경꾼처럼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지상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벌써 3명의 의료진을 포함해 최소 4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합니다. 유엔인도조정국은 "이스라엘이 긴급의료팀 파견도 거부하고 있다"며 인도적 재앙을 우려했습니다. 이스라엘 민간인도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이집트 시리아 프랑스 대통령이 중재외교에 나섭니다. 휴전이 어렵다면 민간인 학살만이라도 막아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정권 교체로 어수선한 틈을 타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오바마 당선인도 이스라엘의 민간인 공격은 강력히 비난해야 합니다. 민간인 학살을 방관하는 강대국 지도자와 유엔에겐 평화와 인도주의를 외칠 자격이 없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