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래, 내식대로!”… ‘작곡가 음반’ 이 뜬다

  • 입력 2009년 1월 13일 08시 02분


객원 가수 쓰거나 직접 부르거나… 작곡가의 순수한 개성 살린 앨범

‘한국의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를 꿈꾼다.’

최근 작곡가·프로듀서 그룹이 잇달아 앨범을 발표해 음반시장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조영수, 김도훈 등 몇몇 작곡가들이 ‘올스타’ ‘컬러 핑크’ 등의 브랜드로 발표한 작곡가 앨범과 달리 최근 등장한 작곡가 그룹은 작곡가와 작사가, 엔니지어 등 뮤지션들이 팀을 이뤄 그 이름으로 꾸준히 음반을 발표한다.

이는 키보디스트 및 신시사이저 음악가 앨런 파슨스가 키보디스트 에릭 울프슨과 1975년 결성한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와 같은 형태다.

영국 출신의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는 프로그레시브 록을 추구하며, 객원가수들을 기용해 ‘타임’, ‘올드 앤드 와이즈’, ‘아이 인 더 스카이’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이터널 뮤지션 프로젝트(이하 EMP)와 개미와 베짱이 블루스 프로젝트가 최근 등장한 프로듀서 그룹. 또 작곡가 김건우와 힙합 뮤지션 라이머가 결성한 2인 프로젝트 블루브랜드는 작곡가 그룹이다.

이들에 앞서 지난달에는 이승환의 무적밴드에서 활동하는 베이시스트 우형윤의 1인 프로젝트 내추럴이 6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황세준과 황성제, 황찬희 등 3인의 작곡가가 ‘황 프로젝트’를 결성해 싱글을 발표했다. 이들의 존재는 기존 공일오비나 토이와 그 형태가 유사하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EMP는 ‘두번째 프러포즈’, ‘해신’, ‘불량주부’, ‘학교’ 등에 참여한 드라마 음악감독 및 작곡가 박정식이 중심이 된 작곡가 그룹으로, 양남승과 전계리 등의 뮤지션들로 이뤄졌다.

이들이 발표를 앞둔 앨범도 팀 이름과 같은 EMP이다. 얀과 김경호, 배기성, 이상곤(노을), 성훈(브라운아이드소울), 장해영(파이브) 등이 피처링 가수로 참여했다. EMP는 6곡이 수록된 앨범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쿨 이재훈을 앞세워 등장한 개미와 베짱이 블루스 프로젝트는 작곡가 개미, 블루스, 작사가 베짱이, 엔지니어 구자훈 등 네 사람으로 이뤄진 뮤지션 그룹이다.

이들은 일정한 시간을 두고 디지털 싱글을 한 장씩 발표할 예정이다. 베짱이는 ‘아로하’, ‘사랑합니다’ 등 쿨 6집부터 이재훈과 손잡고 ‘쿨표 발라드’를 탄생시킨 주인공.

이런 인연으로 첫 번째 객원가수로 이재훈을 낙점, 그를 염두에 두고 전형적인 쿨표 발라드 곡 ‘겨울풍경’을 탄생시켰다.

작곡가 김건우와 힙합가수 라이머의 2인 프로젝트 ‘블루브랜드’도 유명 힙합가수들을 기용해 조만간 첫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위의 뮤지션 그룹 중 EMP와 개미와 베짱이 블루스 프로젝트는 다른 작곡가 그룹의 앨범과 좀 다르다.

일반적으로 작곡가 앨범의 경우,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들의 음악적 역량을 펼쳐 보이기 위해 자신이 쓰고 싶은 스타일의 곡을 먼저 쓰고 그 곡에 어울리는 적당한 가수를 후에 섭외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에 비해 EMP나 개미와 베짱이 블루스 프로젝트는 곡을 만들기 전 피처링 가수들을 미리 정하고, 그 가수의 장점과 특징에 맞춰 곡 작업을 한다.

EMP나 개미와 베짱이 블루스 프로젝트의 작업방식은 한 가수의 장점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게 해주고, 또 실력 있는 숨은 재주꾼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다.

EMP의 박정식은 “유행하는 음악에 따라 움직이는 국내 음악시장의 여건상 점점 사라져가는 개성있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들을 지킬 수 있어 환영받을 만한 시스템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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