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데뷔 5년차가 된 여성그룹 가비엔제이(정혜민 장희영 노시현).
이제는 신인티를 완벽하게 벗었지만, 아직도 데뷔 초 따라다녔던 ‘음악이 어둡다’는 이미지에서 자유롭질 못하다. 여전히 이들의 음악은 ‘슬픔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고, 다른 가수들처럼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기발랄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5년 데뷔곡 ‘해피니스’가 크게 히트하면서, 대중은 그들의 첫인상을 노래 분위기대로 ‘슬프고 음울하게’ 받아들였고 그 첫인상이 그대로 선입견이 됐다.
더구나 지난 해 3집을 발표하기 전까지 2년 반 동안 방송 출연이 모두 합해 10회에 불과할 정도로 모습을 보이길 꺼렸고, 그나마 출연할 때마다 검은색 드레스만 입어 어두운 이미지를 부채질했다. 멤버중 정혜민은 1982년, 장희영은 1985년, 막내 노시현은 1988년생으로 나이도 어리지만, 이런 이미지를 이들을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게 했다.
지난 해 5월, 소속사를 옮기고 발표한 3집 이후 “방송출연 100회”를 목표로 활발하게 방송출연을 했지만, 아직도 슬프고 어두운 이미지는 여전하다.
“사람들은 우리를 과묵하고 침착하다고 보는데, 그런 이미지를 깨기가 왠지 두려웠어요. 그런 시선들로 인해 밖에서 웃고 떠들다가도 스튜디오에 들어오면 이상하게 말수가 적어지고 움츠러들고…, 그렇게 우리를 가둬버리게 돼요. 이젠 제법 후배도 생겼는데, 음악 프로그램에만 나가 그런지 아직도 신인 같아요.”(노시현)
가비엔제이는 최근 발표한 겨울 싱글 ‘연애소설’를 통해 이런 선입견을 깬다는 계획이다. 의상도 일부러 하얀색 혹은 분홍색의 밝고 화사한 옷으로 차려입고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팀의 지명도에 비해, 멤버 개개인은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세 멤버는 ‘미디엄 템포 발라드’라는 틀 속에서 노래를 부르지만, 멤버 각자 다른 음악스타일을 추구한다. 리더 정혜민은 힙합 음악을 좋아하고, 장희영은 솔 음악을 추구한다. 반면 막내 노시현은 게라지 록에 심취해 있다.
“세 사람이 각기 다른 음악을 추구하니까, 서로 각자의 좋아하는 장르에서 활동을 하다 때가 되면 다시 뭉치는 것도 좋을 일일 것 같아요.”(정혜민)
가비엔제이는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개인활동의 기회가 있다면, 적극 잡겠다는 각오다. 정혜민은 연극영화과 출신이라 연기에 도전해볼 생각이고, 장희영은 뮤지컬에, 노시현은 의상 관련 일이나 DJ 등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신곡 ‘연애소설’는 ‘해피니스’ ‘그래도 살아가겠지’ 등 가비엔제이의 히트곡을 썼던 작곡가 민명기의 작품으로, 전형적인 가비엔제이 스타일의 미디엄 템포다. 지난해 3집에서 “1,2집과 다르게 해보자”고 변화를 줬다가 팬들로부터 “어색하다”는 평가를 받은 후 다시 제 스타일로 돌아왔다.
“이 노래로 방송이나 차트에서 꼭 1위에 오르고 싶다기보다, 과거의 에코처럼 꾸준히 사랑받는 여성팀이 되고 싶어요.”(정혜민)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화보]감성의 요정 가비엔제이 “꾸준히 사랑 받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