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전명 발키리’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톰 크루즈가 18일 오후 1시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아시아 지역 취재진과 만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영화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 암살을 시도했던 실존인물 독일 장교 슈타펜버그 대령의 일대기를 담은 스릴러로 22일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된다.
톰 크루즈는 “주말인데 와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깍듯이 인사한 뒤 이 영화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히틀러를 항상 증오했고 죽이고 싶었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방한 때 한국 팬들이 붙인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별명에 대해 수차례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하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한국 방문 때 개인적으로 하정우, 한예슬, 나홍진 감독 등 한국 배우와 국내 영화 제작자들을 만났다. 톰 크루즈는 이 만남에 대해 “한국에는 뛰어난 배우와 감독들이 많다. 그런 분들과 계속 교류하고 싶다”고 밝혔다.
톰 크루즈와 함께 한국을 찾은 ‘작전명 발키리’의 연출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 용사였다. 전쟁 당시 한국과 지금의 한국이 얼마나 변했는지 아버지께 말씀드렸다”며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음은 톰 크루즈와 일문일답
- 영화에서 영웅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 이번 역은 기존 영웅과 어떻게 다른가.
“실존 인물이라는 점이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 건 ‘7월 4일생’에 이어 두 번째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어렸을 때부터 ‘히틀러를 암살하려 했던 사람들은 없었을까?’ 라는 의문이 있었다. 시나리오를 보며 그 당시 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암살을 시도했던 등장인물들을 존경하게 됐다.”
-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며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별명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별명이 정말 사랑스럽다. 감사드린다. ‘친절한 톰 아저씨’란 말을 듣고 나니 한국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팬들이 환영해준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한국에 오는 걸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한다.
- 실존 인물 슈타펜버그 캐릭터를 어떻게 분석했나?
“슈타펜버그 대령에 몰입하기 위해 가족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저 역시 가족들이 가장 소중하다. 그 당시를 살면서 아이들에게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아주지 못하는 점이 얼마나 절박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아이들에 올바른 사실을 가르쳐줘도 혹시 그 말을 바깥에서 하면 가족 모두가 몰살당할 수도 있는 시대라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 외모가 8년 전 한국을 찾았을 때와 똑 같다.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하다
“운동하고 식사 조절 조금 하는 것 외에는 일 때문에 바빠서 특별히 하는 건 없다. 일을 열심히 해서 잠 잘 시간도 없다. 나이들 시간이 없는 것 같다(웃음)“
- 한국에 있는 동안 여러 배우와 제작자들을 만났다.
“한국 배우들과 정말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는 재능 있고 능력 있는 배우가 많다. 어느 나라건 문화적으로 영화는 중요하다. 영화라는 공통 언어가 있는 한국 배우들과 서로 교류하고 싶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