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H.O(제시카 에이치오)가 3년 만에 신곡을 발표하고 돌아왔다. 제시카 H.O는 데뷔당시만 해도 ‘차세대 한국의 대중음악계를 이끌 대형 유망주’로 주목받았었다.
넘치는 끼와 무한한 잠재력을 가져 일찌감치 가요 관계자들의 집중적인 영입대상이었다. 열여섯 살이던 가수의 꿈을 위해 국내 대형 음반기획사 5곳에 데모영상을 보냈고, 모두로부터 “계약하자”는 답변을 받았다.
워낙 실력을 타고나 준비기간 1년 만인 2005년 데뷔했다. 데뷔 당시 열일곱 어린 나이였지만 윤미래처럼 노래와 랩 두 가지 모두가 능하고, 이효리의 포스를 연상시키는 비주얼과 퍼포먼스로 관계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힙합 프로듀서 정연준에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2006년 힙합그룹 업타운의 객원멤버로 활동했고, 이효리는 2007년 기획했던 3인조 프로젝트 그룹의 멤버로 제시카 H.O를 지목했다.
어려서부터 목소리가 특이하고 힘이 넘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제시카 H.O.는 노래 잘한다는 칭찬에 가수로의 꿈을 키웠다. 어머니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받게 해달라고 졸라 머라이어 캐리의 흑인 코러스 출신으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제 목소리가 좀 어른스러웠대요. 또 허스키하고 자극적이었대요. 노래는 잘 하지 못했지만 ‘목소리가 매력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하지만 제시카 H.O는 생소한 한국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줄곧 뉴욕과 뉴저지에서 살았던 그는 한국말과 한국문화, 한국인들의 사고방식과 달라 오해를 많이 받았고, 상처도 받았다.
특히 미국시장에 진출할 꿈을 갖고 있던 제시카 H.O는 한국생활 적응에 힘들어하던 차에 마침 미국의 힙합그룹 블랙아이드피스로부터 제안을 받고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후 가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연습실에서 땀을 흘리기로 했다.
“업타운 활동을 통해 음악적으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이효리 선배와 프로젝트 그룹을 했다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웠어요.”
제시카 H.O는 로린 힐, 릴 킴, 케이샤 콜, 알리샤 키스를 동경하고, 정통 힙합을 추구한다. 하지만 이런 정통 솔, 힙합 음악은 국내 음악 시장에서는 아직 잘 통하지 않아 제시카 H.O는 기회만 엿보고 있다.
컴백곡으로 선택한 음악은 힙합 느낌의 댄스곡 ‘인생은 즐거워’. 휘성의 ‘위드 미’를 작곡한 김도훈 작곡의 이 곡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많은 곡이다. 우선 3년의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새 앨범 발표에 앞선 일종의 ‘워밍업’이고 그녀의 노래와 랩 실력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곡이다.
“이번 곡으로 우선 제 이름을 다시 알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앞으로 차차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보여주고 싶어요. 음악으로 말하고,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그리고 비 선배님처럼 뉴욕 타임스퀘어 공연장 같은 대형 무대에서 꼭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