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신인이 살아남는 법은 무엇일까. 어디서 본 듯 하단 얘기에 불과할지라도 일단 얼굴 알리는 게 우선이다. 그래서 종종 활용되는 마케팅 수법이 ‘제2의 누구’다.
유명인을 닮았거나, 얼핏 비슷한 이미지를 보일 때 쓰이는 이른바 ‘미 투’(me too) 전략은 득도 때론 독도 될 수 있다.
역효과는 이런 것이다. 발가락조차 닮지 않았을 것 같은 생뚱맞은 이미지와 유명인을 결합시키면 ‘다 전지현이고, 김태희냐’는 식의 매우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SBS 드라마 ‘스타의 연인’(극본 오수연·연출 부성철)에 흡사 중국 배우 장쯔이를 연상케 하는 신예가 있다. 연기자 신민희(22·사진)다. 주변에선 그런 그녀를 두고 ‘제2의 장쯔이’로 부르지만 정작 당사자는 부담스러운 듯 “정말 닮았냐”고 몇 번이고 되물었다.
그녀가 ‘스타의 연인’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유지태의 여동생 유리. 지병을 앓고 있다는 극중 설정 때문에 출연 장면 대부분이 누워서 등장한다.
신민희는 “출연진 가운데 제일 막내가 누워만 있으니 침대가 도리어 ‘가시방석’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스타의 연인’은 그녀가 연기자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데뷔작이나 마찬가지인 작품. 잡지 모델 출신인 신민희는 “얼떨결에 연예계에 첫발을 내딛었다”고 했다.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 대학 원서를 사러 서울로 올라왔다가 말 그대로 ‘거리 캐스팅’의 주인공이 됐다.
남다른 외모로 고향에서 깨나 인기가 있었을 법한 그녀. 이에 대해 신민희는 “여수에선 돈 자랑하지 말고, 벌교에선 주먹 자랑을 하지 말 것이며, 순천에선 인물 자랑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위트를 발휘했다.
그녀는 그 예로 인근 광양 출신인 배우 김옥빈을 손꼽았다. 그동안 의류 CF의 모델로 활약했던 신민희는 ‘스타의 연인’을 시작으로 안방극장에서 활동한다. 벌써 차기작도 확정된 듯 그녀는 “새 작품을 통해 진면목을 보여줄 것”이라고 당찬 포부도 전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