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내 노래가 선정적? 그럼 ‘막장 드라마’ 는?”

  • 입력 2009년 2월 5일 11시 58분


“내 노래가 선정적이라면 불륜과 성폭력이 나오는 요즘 드라마는 아무 제재도 없다.”

가수 백지영이 자신의 7집을 청소년유해매체 판정을 내린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그런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너무 섭섭하다”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백지영은 4일 오후 스포츠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판정 소식을 듣고 보수적인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서운하고 섭섭하다. 내 노래가 청소년 정서 함양에 피해를 주는 선정적인 노래란 말인가. 그리고 드라마에 비하면 형평 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지영 7집 ‘센서블리티’는 수록곡 ‘입술을 주고’ ‘이리 와’ ‘밤새도록’ 등 세 곡을 선정적이고 불건전한 만남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청소년유해매체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백지영 7집은 ‘19세이하 판매금지’ 스티커를 부착하고, 방송도 오후 10시 이후에나 가능하다.

백지영은 “이미 15세 시청가능한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 한창 활동을 해왔는데, 방송심의는 그럼 무엇이 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드라마에는 불륜, 성폭행 등 자극적인 소재가 많이 나오는데 아무런 제재도 없다. 유난히 음악에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가요계에서는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청소년보호라는 명목으로 창작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선정적이다’는 판단의 기준이 모호한데다 심의위원 개인의 주관적 견해에 따라 창작자의 창작의도를 무시한 채 ‘선정적이다’ ‘청소년의 불건전한 만남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백지영은 이번 청소년보호위원회의 결정으로 활동을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 종료할 예정이다. 그녀는 “불행중 다행인 것은 활동을 마무리하려던 시점이었다. 일주일 앞당겨 활동을 마감한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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