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30여년의 베테랑 드라마 연출자 황인뢰 PD가 최근 자신의 연출작인 MBC 수목드라마 ‘돌아온 일지매’(극본 김광식)에 이경영이 출연했다 낙마한 것과 관련해 “처음 겪는 일인데다 절망감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9일 오후 드라마 촬영장인 경기도 용인 MBC문화동산에서 만난 황인뢰 PD는 “상식적인 판단으로 이경영을 캐스팅했고 앞서 영화에도 출연했기 때문에 조금 쉽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방송사의 심의는 미처 생각지 못했고 캐스팅 제의를 할 때는 이경영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린 뒤 7년이 흐른 시점이었다”며 “개인적으로 7년이 지났다면 (드라마에)잠깐 나와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경영은 2001년 청소년 성매매 혐의로 사법처리된 뒤 현재 MBC 출연이 금지된 상태.
이를 확인하지 못했던 드라마 제작진은 극 초반 2회 동안 등장하는 단역으로 이경영을 캐스팅해 촬영을 마쳤다.
하지만 이 장면은 드라마 방송 전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먼저 공개되면서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제작진은 MBC 심의기준에 따라 이경영의 출연 분량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황인뢰 PD는 “이경영은 목이 잘려 죽는 역할이었는데 이를 통해 연기자로 다시 태어나라는 애정을 표현했다”면서도 결국 이런 의도가 불발에 그친 것에 “연출자로 아쉽고 한편으론 절망감도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이날 황인뢰 PD는 이경영 출연 불발 뿐 아니라 ‘돌아온 일지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해설방송 논쟁 등 관련 이슈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른바 ‘책녀’를 통해 해설방송을 진행하는 것을 두고 그는 “드라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전개 방법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해왔다”며 “흡입력과 집중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 만큼 연기자의 감정선을 건드리지 않도록 분량을 조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인뢰 PD는 ‘돌아온 일지매’보다 늦게 시작한 KBS 2TV ‘미워도 다시 한 번’에게 방송 첫 회 만에 시청률 선두를 빼앗긴 것은 “걱정이 된다”면서도 “앞으로 일지매가 일본에서 닌자술을 익히는 화려한 볼거리가 나오고 멜로 구도가 확실해지는 만큼 해볼 만한 경쟁”이라고 자신했다.
또 주인공 정일우에 대해서는 “처음과 비교해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반기며 “개인적인 바람을 더하자면 윤진서와의 멜로 연기를 쑥스러워 하는데 이를 극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용인(경기)|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화보]정일우·윤진서·정혜영·김민종 주연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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