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길은 아직 초반부인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눈길을 확 끌고 있다.
그녀는 극중에 첫사랑을 사고로 잃은 뒤 그의 아이를 임신한 채 정략결혼을 한 대기업 회장 한명인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명인은 아들 민석(정겨운)과 기업에만 몰두하며 기업과 아들의 인생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어느 것도 용서하지 않는다.
상대를 똑바로 바라보며 거침없이 온갖 독설을 퍼붓는 모습을 보고 시청자들은 드라마 게시판에 MBC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명민이 연기해 큰 인기를 모은 강마에와 비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아들의 뺨 때렸다는 이유로 박예진을 협박하며 독설을 퍼부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그녀는 박예진에게 “이젠 정계까지 발을 뻗으시겠다? 그러려면 일단 평소에 처신부터 잘해야지. 클럽 같은데 드나들면서 재벌가 남자들 간보지 말고 말이야”라는 대사를 싸늘한 미소가 담긴 얼굴로 독하게 쏘아붙인다.
상대가 남편이라고 해서 봐주지 않는다. 부회장인 남편 박상원이 “회장님, 아름다우십니다”라고 칭찬하자, “나를 여자로 볼 여유가 있으면 보고서에나 더 신경써요”라고 매몰차게 핀잔을 준다.
최명길의 연기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강마에’보다 더 독하다” “최명길의 눈빛 연기에 매료당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최명길의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빈틈없고 냉정한 여성 CEO를 연기하기 위해 단발머리로 헤어스타일을 바꾼 최명길은 소속사를 통해 “강하고 상처투성이에 얼음 같이 냉정한 사람이지만 숨겨진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어서 욕심이 났다”면서 “첫사랑에 대한 애틋한 감정, 자식에 대한 애증의 감정선을 건드려 세월에 찌든 중년 남녀의 마음속 열정을 되살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명민이 단원들을 향해 거침없이 독설을 내뿜을수록 드라마의 인기는 상승했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역시 소재와 드라마 스타일은 틀리지만 최명길의 카리스마 연기에 힘입어 방송 3회 만에 전국 시청률 20%를 넘기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화보]중년 이상의 외모 최명길, 카리스마 가득한 그녀의 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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