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선·김신영·김현숙… 한국판 ‘어글리 베티’들이 뜬다

  • 입력 2009년 3월 3일 07시 56분


방송가에 지금 ‘어글리 베티’ 붐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 ‘어글리 베티’는 외모는 출중하지 않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사랑스러운 매력 덕분에 주위의 호감을 사는 여주인공의 이야기다.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비슷한 분위기를 지닌 여성들을 지칭하는 이제는 고유명사로도 사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 TV에도 ‘어글리 베티’가 속속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활력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대표하는 주인공은 팔방미인 엔터테이너 신봉선과 김신영, 개그우먼 출신 연기자 김현숙. 이들은 리얼리티 프로그램부터 버라이어티와 드라마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재능으로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신봉선·김신영, 친근함으로 방송가 ‘접수’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 급상승중인 신봉선과 김신영. 둘은 KBS 2TV ‘해피투게더3’, SBS ‘골드미스가 간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등 지상파 3사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접수’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있다.

눈에 띄는 미모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여느 미녀 스타들보다 두 사람이 더욱 뜨거운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내숭없는 자연스러운 모습과 누구나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끼 덕분이다.

신봉선은 늘 자신의 매력을 두고 “‘모른다’, ‘예쁘지 않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솔직함”이라고 한다. 이처럼 언제나 소탈한 모습은 그녀의 전매특허다.

김신영 역시 ‘입심’ 강한 아줌마 연예인들이 주로 등장하는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에 출연해 오히려 좌중을 압도하는 입담으로 매회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를 두고 MBC 예능국의 한 PD는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과 즉흥 연기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기자”라고 평했다.

평소 절친한 선·후배 사이인 둘은 비슷한 시기 함께 활동하며 시너지를 만들기도 한다. 인기 가수들을 코믹하게 패러디하거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처절하게 망가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어글리 베티’로서 대중의 주목을 끌고 있다.

○‘막돼영애’ 김현숙, 한국판 ‘어글리 베티’

케이블TV tvN의 인기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주인공 김현숙은 ‘한국판 어글리 베티’의 전형이다.

2007년 방송을 시작해 2년 동안 시즌5까지 제작될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는 ‘막돼먹은 영애씨’의 인기 비결은 김현숙이 펼치는 능수능란한 캐릭터 묘사 덕분. ‘배꼽을 파는 영애’처럼 매회 대본에는 여자 연기자로서는 꺼릴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오지만 이마저도 거침없이 소화하는 그녀는 시청자의 더 뜨거운 지지를 얻는다.

시즌1부터 연출을 맡고 있는 박준화PD는 김현숙에게 2년째 “체중을 1kg도 줄이지 말라”는 다이어트 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극 중 인물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려는 연출자의 의도이지만 김현숙은 “여주인공에게 다이어트를 하지 말라는 제작진은 처음 본다”며 멋쩍어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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