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는 창간 1주년을 맞아 한국 스타들의 해외 진출 현황을 3개면에 걸쳐 다각도로 조명한다. 3년의 준비 기간 끝에 미국 음악시장에 진출한 가수 세븐의 인터뷰를 통해 해외 진출 준비 과정과 고충 등 생생한 경험담을 듣는다.]
“국가대표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1일(한국시간) ‘걸스’를 아이튠스, 아마존닷컴 등 온라인 음악사이트에 발표하면서 대망의 미국 진출에 첫 발을 내디딘 가수 세븐(본명 최동욱)은 최근 LA 집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일전을 보며 문득 ‘국가대표’라는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고 했다.
스포츠에서 국가대표가 있듯이 가수로선 자신과 동료가수 보아가 일종의 국가대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팬 뿐만 아니라 많은 아시아의 팬들이 우리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그분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좋은 가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스포츠동아가 창간 1주년을 맞아 미국에서 고독과 싸우며 미국 진출의 꿈을 이룬 세븐과 이메일 및 국제전화를 통해 인터뷰를 가졌다.
2006년 10월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진출을 선언한 지 꼭 2년5개월 만에 발표한 그의 데뷔곡 ‘걸스’는 일본과 한국에서도 동시에 출시됐으며, 미국 아이튠스에서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미국 진출 선언 3년 만에 드디어 데뷔곡을 발표했다. 현지 반응은 어떻게 체감하고 있나.
“그동안 기다려주신 많은 분들의 성원 덕분에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 오늘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다 내 노래가 처음으로 흘러나와 감격스러웠다. 그때서야 ‘아! 내가 데뷔를 하긴 했구나’ 실감했다.”
- 왜 데뷔가 자꾸 늦어졌을까.
“처음엔 싱글 2곡만 제작할 예정이었다. 싱글 2곡은 일찌감치 다 마쳤는데, 미국 회사 측에서 앨범을 만들자고 제의했다. 그래서 모두 12곡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녹음을 마친 후 후반작업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국은 모든 것이 좀 느리다. 한국 같지가 않아 답답했다.”(웃음)
- 이렇게 오래 걸릴 것이었다면, 국내에 일시 복귀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았나.
“왜 없었겠나. 음악 프로그램에 나오는 동료가수들을 보며 몸이 근질근질해 죽는 줄 알았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작업 중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면, 이곳의 현지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학온 셈치고 꾹 참았다. 많은 걸 배웠다.”
- 미국에서 한국 가수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는가.
“미국에서 한국 가수가 성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우리가 한국인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좋은 음악과 실력, 좋은 프로모션이 갖춰져 있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잘 갖춰져 있는 가수라면, 피부색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 음반 준비하면서, 곡 작업을 하면서 힘이 됐던 스태프들의 칭찬이 있었다면.
“형식적인 칭찬과 멘트는 너무 많이 들어서 기억에 남지 않지만,(웃음) 한 가지 잊을 수 없는 말이 있다. 프로듀서 다크차일드가 나를 보고 이렇게 표현했다. ‘Asian invasion!!!’(아시아인의 미국 침공). 내겐 최고의 칭찬이었다.”
- 일본에서도 활동했지만, 미국은 또 느낌이나 시스템이 많이 다를 것 같다. 미국이 한국 및 일본과 가장 크게 다른 것은 무엇인가.
“우선 이곳엔 아시아완 달리 TV 음악방송이 거의 없다. 주로 라디오와 클럽 위주로 프로모션이 이루어진다. 땅도 워낙 넓어서 이 도시 저 도시 발로 다 뛰어다녀야 한다. 이번 주부터 동부를 시작으로 프로모션에 들어간다.”
- 앞으로 미국에서의 계획, 포부를 말해 달라.
“언제나 그랬듯 항상 즐겁게 일하고 싶다. 성공이냐 실패냐에 연연하기보다는 내가 하는 일을 즐기며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 세븐이 한국에 없는 동안 스포츠동아가 창간했고 3월24일로 창간 1주년을 맞는다.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부탁한다.
“스포츠동아 창간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더욱 더 정확하고 좋은 소식들로 많은 분들께 기쁨을 드리는 매체가 되길 기원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