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원더걸스는 프로듀서 박진영의 지휘 아래 감각적인 음악과 인상적인 퍼포먼스로 각인된 그룹이다. 매 음반마다 새롭게 변신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그런 점때문에 원더걸스의 수명은 오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27일 오후 6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원더걸스 콘서트에서 원더걸스는 자신들에 대한 이러한 의구심을 시원스레 지워버렸다.
20대 초반의 그것도 여성그룹이 넓은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티켓파워만으로 원더걸스의 콘서트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원더걸스도 팬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아 한층 성숙한 무대를 선보였다. 세련된 무대 매너로 무대를 장악하는 노련함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특기인 강렬하고 섹시한 퍼포먼스로 공연장을 찾은 7000여 명을 열광케 했다.
개인 무대에서는 예은과 선예가 가창력을, 소희와 선미는 어린 티를 벗고 섹시함을, 유빈은 카리스마를 각각 선보이며 개성을 발휘했다.
이날 원더걸스는 음반을 발표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가창력 논란도 불식시켰다. 후반 공연을 통해 메인보컬 예은, 선예를 주축으로 선미, 소희, 유빈까지 한층 안정된 목소리로 노래를 소화했다.
하지만 2시간 동안의 라이브 무대를 감당하기에는 아직 부족했는지 개인 무대를 비롯해 일부 무대에서 립싱크를 선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을 아우른 팬들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앙코르를 외치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공연을 마친 원더걸스 선미는 “이것보다 이 자리보다 더 큰 무대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원더걸스 콘서트 한 번 더 하는 것”이라며 “활동이 뜸해도 이해해주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선예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이 자리까지 왔는데 2년 동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팬들 덕분”이라며 “더욱 더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예은은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도 음악을 사랑할 수 있도록 발전하는 원더걸스 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스포츠동아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