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 일제히 어버이날 특별 다큐 마련

  • 입력 2009년 5월 8일 02시 56분


KBS MBC EBS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을 살펴보고 부모와 효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

KBS1은 실직, 사업 실패로 가족의 곁을 떠나는 가장들과 남겨진 가족의 고통을 다룬 ‘추적 60분-2009 가족 보고서 아버지가 사라졌다’(사진)를 8일 오후 10시 방영한다. 3년 전 사업에 실패한 장기철(가명) 씨는 밤마다 PC방에서 잠을 잔다. 매일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택배회사에서 일하는 장 씨의 소망은 돈을 모아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작은 가게를 여는 것이다. 제작진은 장 씨처럼 PC방, 만화방, 찜질방 등을 전전하는 실직 가장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혼 부부 7쌍 중 1쌍이 경제 문제로 헤어진다는 2008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통계에서 보듯 실직은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가족 해체가 아이들에게 주는 고통도 크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버지가 가출한 뒤 알코올의존증에 걸린 어머니와 사는 경기 이천시의 초등학생 삼남매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며 끼니도 챙겨먹지 못했다.

MBC는 위암 말기 환자이면서 풀빵 장사를 하며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다큐멘터리 사랑-풀빵 엄마’ 편을 이날 오후 10시 55분 방영한다. 거리에서 풀빵 장사를 하는 ‘싱글맘’ 최정미 씨(38)는 2007년 7월 위암 판정으로 수술을 받았으나 얼마 전 재발해 말기에 이르렀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던 남편과는 둘째를 낳은 지 얼마 안 돼 헤어졌다. 두 딸 은서(8) 홍현 양(6)은 어린이집에서 지내고, 최 씨는 복지시설에서 살고 있지만 그곳도 11월이면 기한이 끝난다. 최 씨는 아이들과 함께 살 집을 구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은서의 학용품을 마련하기 위해 항암치료로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새벽부터 풀빵 반죽을 준비하고 오후 9시까지 장사를 한다.

EBS는 지체장애인 아들의 효도를 다룬 특집 ‘희망풍경-태백 사모곡’을 이날 오후 10시 40분 방영한다. 강원 태백시의 권철환 씨(39·지체장애 3급)는 어머니 김맹순 씨(83·지체장애 2급)를 모시고 산다. 권 씨는 갑작스레 하반신이 마비돼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위해 음식을 만들고 머리를 감겨드리는 일을 20년째 해 오고 있다. 김 씨는 아들의 낡은 이불 홑청을 뜯어 세탁하기로 마음먹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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