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영화 공통코드는 ‘인간의 무지’

  • 입력 2009년 5월 8일 02시 56분


美 과학사이트 10편 선정

괴물-아웃브레이크 등 포함

미국의 과학전문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최근 할리우드 영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팬데믹 영화’ 10선을 선정했다. 팬데믹은 신종 인플루엔자A(H1N1)처럼 대륙과 대륙을 넘어 급속히 확산하는 전염병을 뜻하는 말.

선정 명단엔 ‘노스페라투’(1922년) ‘제7봉인’(1957) 등 고전부터 비교적 최근 주목을 끈 ‘28일 후’ ‘나는 전설이다’ 등이 들어 있다. 특히 2006년 한국의 봉준호 감독이 감독한 영화 ‘괴물’도 포함됐다.

팬데믹 영화는 인간 또는 동물로부터 넘어온 역사적인 병원성 세균과 바이러스를 소재로 하고 있다. 흡혈귀 영화의 고전 노스페라투는 중세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흑사병을, ‘앤드 더 밴드 플레이드 온’(1993년)은 침팬지에서 넘어온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소재로 삼았다. 1995년 개봉한 아웃브레이크는 1976년 중부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를 모델로 했다. 팬데믹의 계보를 과거 세균에서 지금은 변이가 훨씬 빠른 바이러스가 잇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인간의 무지’ ‘불가항력’이라는 공통 코드를 담고 있다. 속수무책의 상황은 과학 만능에 젖어 있던 인간 사회를 삽시간에 공포로 물들인다. 영화 속 바이러스와 세균은 공기를 통해, 사람의 체액을 통해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한다. 특히 ‘동물→사람’ ‘사람→사람’을 통해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공포는 극에 달한다. ‘안드로메다 스트레인’(1971년)은 외계 미생물이 지구를 혼란에 빠뜨린 상황을 통해 ‘정체불명의 질병’에 대한 인간 사회의 공포의식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이와 함께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은 “한국영화 ‘괴물’에서 대유행병에 대한 대응은 국가나 개인이나 엇비슷하다는 사실을 잘 풍자했다”고 평가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더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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