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스타들의 ‘드라마 굴욕사건’

  • 입력 2009년 5월 15일 02시 56분


TV3사 수목드라마 화려한 캐스팅 비해 시청률 기대이하

황정민 차승원 권상우 등 스크린 스타들이 출연한 지상파 TV 3사의 오후 10시대 수목드라마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3일 방영한 SBS 드라마 ‘시티홀’의 시청률이 15.1%였고 나머지는 10% 안팎이었다. KBS 2TV ‘그저 바라보다가’는 9%, MBC ‘신데렐라 맨’(사진)은 8.5%를 기록했다. 이 세 드라마는 7일에도 각각 16.4%, 10.2%, 8.2%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는 12일 방영한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기록한 시청률 28.7%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 KBS 2TV ‘그저 바라보다가’는 이전에 같은 시간대 ‘미워도 다시 한번 2009’의 시청률(평균 20%)에도 뒤지는 것이다. 특히 이들 세 드라마의 기대 이하의 성과는 같은 날 방영한 아침드라마 시청률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3일 아침 MBC ‘하얀 거짓말’은 22.4%, KBS 2TV ‘장화홍련’은 11.8%를 기록했다. 대형스타도 없고 제작비도 적게 드는 아침드라마가 실속을 더 차린 셈이다.

이들 세 드라마에 출연하는 영화계 스타들은 황정민 김아중(그저 바라보다가)을 비롯해 차승원 김선아(시티홀), 권상우와 ‘소녀시대’의 멤버 윤아(신데렐라 맨) 등이다. 인기 스타들이 즐비한 잔치인데도 소문보다 먹을 게(시청률) 없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차별화의 실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장르 자체가 엇비슷하다. 불륜 통속극의 범람에 대한 지적이 높아지자, 밝은 드라마를 들고 나왔으나 세 드라마가 모두 코믹물이다. 드라마마다 차이는 있으나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장르가 겹치면서 전체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진 셈이다.

캐릭터의 기시감도 무시할 수 없다. 남자 주인공을 맡은 차승원 황정민 권상우는 모두 독특한 개성을 지닌 연기자들이지만 각 드라마에서의 배역은 이들이 영화 ‘너는 내 운명’(황정민)이나 ‘순정만화’(권상우) 등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겹친다. 더욱이 이런 코믹드라마는 어느 정도 결말을 예상할 수 있어 캐릭터가 식상하면 흥미가 반감된다.

‘신데렐라 맨’은 또 드라마 제작사 LK제작단이 자신들이 준비하고 있는 드라마 ‘패션왕’의 대본과 너무 닮았다고 주장하는 악재가 겹쳤다. 신데렐라 맨 제작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는 이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나, 방영 중인 드라마로서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셈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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