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윤서진, 서규원…. 초등학생인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스타 부모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현은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이고 윤서진은 배우 이상아, 서규원은 유혜정의 딸이다.
세 어린이의 이름이 요즘 부모만큼 친숙해진 이유는 TV 때문이다. 이들은 SBS에서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 ‘스타 주니어 쇼 붕어빵’에 단골 멤버로 출연 중이다.
스타 가족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들어 ‘접근 장벽’이 낮아지면서 급증했다. 스타가 직접 운영하는 인터넷 미니 홈피를 비롯해 SBS ‘스타 주니어 쇼 붕어빵’같은 류의 2세 프로그램까지 등장한 게 그 예.
그런가 하면 스타의 성장한 형제, 자매들에게는 MBC ‘스친소’란 창구가 있다. 원래는 스타의 친구를 데리고 나와 짝짓기를 시켜주는 게 프로그램의 뼈대이지만, 친구 같은 피붙이도 허용되면서 ‘변칙 플레이’(?)의 짜릿한 재미를 맛보고 있다.
○ 베이비와 스타의 만남
광고에서 주목을 끄는 기본 요소로 꼽히는 3B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목을 끄는 코드인 ‘뷰티(Beauty), 베이비(Baby), 비스트(짐승·Beast)를 합쳐 일컫는 말. 스타의 2세는 부모가 지닌 유명세에 들여다보면 부모만큼이나 범상치 않은 아이들이란 ‘시너지’가 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SBS ‘스타 주니어 쇼 붕어빵’이 보란 듯 인기를 얻자 뒤따라 등장한 게 케이블TV 스토리온의 ‘슈퍼 맘.’ 조혜련, 이상아를 비롯해 뮤지컬 배우 최정원 등이 가세한 모녀간의 리얼리티 쇼는 8부작짜리 시즌 1을 끝내고 여세를 몰아 시즌 2 기획에 들어갔다.
○ ‘부전자전’, ‘모전여전’
‘유명한 누구의 아이가 이렇게 생겼네’ 정도로 갈음되는 2세에 대한 관심 정도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배경에는 어른의 뒤꽁무니에 숨지 않고, 굳이 떠밀지 않아도 앞으로 나설 줄 아는 요즘 아이들의 달라진 태도 때문이다. 이 시대 스타의 2세는 비범한 말재주에 나아가 부모 못지않은 재주를 드러내며 ‘제법’이라는 수준을 넘어 ‘도리어 부모보다 낫다’는 평가까지 얻고 있다.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의 긍정적인 면만 추출해놓고 보니 ‘그 나물에 그 밥’같은 요즘 TV 속 세상에선 그렇게 신선할 수가 없더란 말이다.
○ 이미지 제고의 승부수
2세들의 안방극장 등장이 그저 재롱잔치에 불과했다면 명절 특집에 그치고 말았을 수도 있지만 여기에 ‘진짜 리얼한’ 폭로전(?)이 첨가되면서 롱런 조짐을 보이게 됐다. ‘최대한 가리는 게 미덕’이었던 스타 부모들의 치부를 가감 없이 TV를 통해 털어놓기 시작한 것.
“우리 엄마(아빠)는 요…”로 시작되는 2세들의 발언은 ‘저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나’란 조마조마함과 아울러 ‘사실 스타도 보통 사람이자 부모에 다를 바 없다’는 동류 의식과 나아가 호의를 심게 해주고 있다.
이를테면 2세를 손잡고 나온 스타 부모로선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직설적인 발언으로 시청자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김구라가 아들 김동현군의 이미지 덕분에 팬의 저변이 넓어진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 인기의 ‘대 물림’ 의혹
스타 2세들의 TV 입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다. 가장 큰 우려는 일찍이 대중 앞에 내보내 장래 스타로서 육성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자 인기의 세습은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스타 부모도 다른 부모와 마찬가지로 자식에 대해선 걱정이 더 많은 사람들”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자녀가 때 이른 유명세로 혹여 삐뚤어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덧붙여 2세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의 섭외가 생각보다 “녹록치 않음”을 토로하며 “실상 들여다보면 자식도 연예인이 되길 바라는 스타 부모는 매우 드문 편”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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