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보는 지상파 방송에 야한 농담이 너무 많아요.” “코미디라고 나이 든 분들을 희화화하면 보기 불편합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는 2일 “4월 시청자 동향에 따르면 최근 시청자들은 지상파TV의 윤리성과 케이블TV의 선정성 및 폭력성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동향은 방통심의위가 4월 한 달간 받은 시청자 민원 110건을 집계 분석한 결과이다.
시청자 민원이 제기된 곳은 지상파가 50건으로 가장 많았고, 케이블(35건), 방송광고(24건), 기타(1건) 순이었다. 지상파의 경우 방송 내용의 비윤리성을 지적한 민원이 1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명예훼손이나 초상권과 관련된 권리침해(10건)와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언어 사용(8건)에 관한 지적이 뒤를 이었다.
SBS 코미디프로그램 ‘웃찾사’의 한 코너 ‘초코보이’(사진)에 대해서는 ‘주로 성적 내용을 소재로 삼아 가족이 시청하기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따랐다. 여러 편의 코미디·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노인을 웃음거리의 소재로 삼는 경우가 많아 윤리적으로 거슬린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케이블TV는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한 민원을 많이 받았다. ‘청소년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낮 시간대에 자극적이고 낯 뜨거운 내용이 전파를 탄다’ ‘케이블이라지만 너무 폭력적이고 잔혹스러운 장면이 많다’는 시청자 지적이 이어졌다.
남혜영 방통심의위 민원처리팀장은 “이전에 윤리성이나 선정성에 대한 지적이 드라마에 치우쳤던 것과 달리 최근엔 코미디나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방통심의위가 조사한 ‘인터넷 불법·유해정보 신고 동향분석’에 따르면 모두 2050건의 민원 가운데 권리침해 관련 신고가 834건(40.7%)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행심 조장 657건(32.1%) △사회질서 위반 339건(16.5%) △음란·선정성 205건(10%) △폭력 및 잔혹, 혐오 15건(0.7%) 순이었다. 특히 이달 인터넷 신고내용 가운데는 자살 관련 정보에 대한 신고가 모두 121건이 접수됐다. 동반자살을 유도 권유하거나 선동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한 불만이 83건(68.6%)으로 가장 많았으며, 게시판(16건)이나 블로그(8건)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