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꼬시는데 안하네요, 허허.”
영화사 씨네2000을 통해 이춘연 대표는 지금까지 18편을 극장에 걸었다. 엄청난 작품수 만큼 그와 함께 희로애락을 맛본 스타들도 수십 명. 단골로 출연하거나 남다른 인연을 지닌 ‘페르소나’가 감독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계에서는 은퇴한 배우 심은하를 이 대표의 페르소나로 부른다.
이 대표가 심은하와 함께 한 영화는 2편. 배우로서 그녀의 가치를 재조명케 한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과 은퇴작이 돼버린 영화 ‘인터뷰’가 그것이다.
비록 심은하가 연예계를 떠나 두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지만, 이 대표는 요즘도 꾸준히 교류를 갖고 있는 듯했다. 절친한 사이인 만큼 그녀가 돌아오길 바라는 많은 이들의 바람도 대신 들어주고, 또 전하기도 한다.
“아까운 배우죠. 가끔 다시 연기를 시작해보면 어떻겠냐고 ‘꼬시기는’ 해요, 허허. 남편인 지 박사가 자신이 ‘출연하면 안 되겠냐’고 농담삼아 말하는데…. 안한다는 뜻이죠, 뭐.”
영화 ‘추격자’로 정상에 올라선 배우 김윤석과도 끈끈한 관계. 이를 증명하듯 김윤석은 이 대표가 제작한 새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서 주연을 맡았다. 이 대표는 김윤석에게 “영화 연출을 맡기고 싶다”는 의외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연기를 조금만 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희곡도 잘 쓰고, 연극 연출도 굉장하거든요. 김윤석 감독의 첫 장편영화… 어떨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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