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간암 말기 진단을 받은 전시균 씨(42)는 말기 암 환자들이 숲 속에서 건강을 되찾았다는 얘기를 듣고 항암치료를 받으며 숲을 찾았다. 전 씨는 밥 먹고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전북 전주시의 고향 집 뒷산에 올라가 지냈다. 3년 후 9cm 크기였던 전 씨의 종양은 괴사했고 정상인보다 500배가 높았던 간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KBS1은 ‘생로병사의 비밀-천혜의 보약, 숲에 관한 첨단보고서’(11일 오후 10시·사진)에서 숲이 가진 치유력의 사례를 방영한다.
최윤호 씨(50)는 2004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수술로 완치했으나 2008년 다시 간암 진단을 받았다. 최 씨는 간의 60%를 절제하는 수술 뒤 추가 항암치료를 받지 않았지만 최근 다시 완치 판정을 받았다. 2004년부터 주말이면 1박 2일 동안 숲으로 야영을 간 최 씨는 숲에서 하는 식사가 무엇보다 약해진 그의 소화기능을 돕고 숲의 맑은 공기가 신진대사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일본 기후 현 나카쓰가와 시의 메타가 학교는 숲 속에 있다. 메타가는 송사리란 뜻으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어른과 아이들이 숲의 나무에서 나오는 천연살균제 피톤치드 덕분에 증세가 호전되고 있다.
국내에도 전북 진안군 조림초등학교가 친환경 아토피시범학교 1호로 지정됐다. 이 학교는 전교생 30명 중 14명이 도시에서 온 전학생이다. 아이의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 양방과 한방, 식이요법 등을 시도했던 부모들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이곳으로 들어왔다. 조림초교는 교실 바닥에는 편백나무를 깔았고 책상과 의자에도 화학접착제를 쓰지 않았다. 아이들의 상태는 호전되고 있다. 송영진 군(7)의 부모는 태어나면서부터 심한 아토피 증상에 시달리는 아들을 위해 2004년 경기 용인시의 전원마을 통나무집으로 이사했다. 송 군은 엄마와 매일 산에 오른 뒤 증상이 좋아졌다.
우울증과 스트레스 치료에도 숲을 이용한다. 햇빛을 직사광으로 받는 도시에선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암 발생 가능성 때문에 쉽게 밖에 나설 수 없지만 숲 속에선 무성한 나뭇잎 때문에 생기는 간접광을 마음놓고 쬘 수 있다. 조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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