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다. 박 PD는 “내가 빠져들어도 느낀 마음의 50%%도 시청자에게 전달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현장 르포 동행’의 경우 한 회 방송을 위해 평균 15일에서 20일을 촬영한다. 촬영을 시작하고 3∼4일까지 촬영한 분량은 방송에 사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반 출연자들은 카메라도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속에 있는 얘기를 낯선 사람에게 털어놓기 힘든 까닭이다. 이 때문에 PD가 출연진을 믿고 진심으로 대하는 애정이 없으면 안 된다.
방송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래서 제작진과 출연진의 ‘친밀도’는 다큐 제작의 필수 요소다. ‘현장 르포 동행’의 제작진들은 방송 이후 자연스레 출연자들의 카운슬러가 됐다. 이제는 컴퓨터를 사용하다 생긴 문제점까지도 PD에게 물어볼 만큼 서로의 마음을 열고 지낸다.
휴먼 다큐는 소재도 인간을 다루지만, 제작 역시 인간적인 만남에서 비롯된다. 이때 다큐 특성상 “방송 윤리의 문제가 생길 정도로 짜고 연기할 순 없지만” 그래도 드라마틱한 구성은 갖추어야 한다. 박 PD는 “한 사람의 삶을 보여주면서 반전과 클라이맥스, 복선이 박진감 있게 보여야 한다. 휴먼 다큐는 정보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드라마적 구성 능력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