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권 2.5집 ‘마주치다’로 음악 승부수

  • 입력 2009년 6월 16일 08시 11분


나?윤권! 기대주는 사양할래요

“만년 기대주, 이젠 벗어나야죠.”

나윤권은 2004년 데뷔 당시 신승훈, 성시경을 이을 ‘남성 발라드’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작곡가 김형석이 직접 발굴하고 키운 신인인데다, 당시엔 성시경이 소속사의 선배여서, ‘제 2의 성시경’이라는 수식어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하지만 2008년까지 두 장의 앨범과 두 장의 싱글을 발표하는 동안 ‘가능성’만 보여줄뿐, 크게 두각은 나타내지 못했다.

최근 2.5집 ‘마주치다’를 발표한 나윤권은 이번에 ‘기대주’란 꼬리표를 떼겠다는 각오다.

“그간 제가 많이 노출이 안 된 것 같아요. 음반마다 공백도 길었죠. 이번에는 활발하게 활동해보겠습니다.”

그의 각오가 남다른 것은 이번 음반에 특별한 이유가 있다. 김형석을 떠나 올해 1월부터 쿨의 유리, 김성수 등의 소속사에서 새 출발한 나윤권은 처음으로 직접 프로듀서로 나섰기 때문이다.

우선 ‘스승’ 김형석을 찾아가 조언을 구한 나윤권은 여러 작곡가들을 만나 곡을 달라고 요청했다. 바쁜 윤종신을 찾아간 건 ‘용감함’이 과해서 나온 행동이었지만, 뜻밖의 ‘보석’을 선물 받았다. 윤종신이 1995년 한 선배의 의뢰로 만들었다가 발표되지 못했던 역작을, 재구성을 거쳐 건낸 것. 바쁜 방송활동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윤종신은 좋아하는 후배를 위해 정성을 쏟았고, ‘미행’이란 제목으로 발표됐다.

“‘미행’을 처음 들었을 땐, 거절해야하나 생각들 정도로 너무 옛날 스타일이었어요. ‘미행’이란 제목도 인터넷 검색할 땐 성인인증을 해야 하는 단어라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았죠. 그런데 편곡을 하고 불러보니, 윤종신의 옛 감성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분명 크게 어필하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윤종신을 제외하면 이번 나윤권의 음반은 모두 ‘초보’들의 작품이다. 자신도 초보 프로듀서이고, 수록곡 ‘심장소리’는 소속사 동료가수 김우주의 노래로 작곡가로서 첫 작품이다. 또 신인 작곡가 최영필로부터는 ‘커피 한잔의 행복’ ‘낡은 편지’ 두 곡을 받았다. ‘성시경을 잇는 발라드 왕자’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그 근처에라도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자신은 앞으로 ‘꼭 가보고 싶은 공연’을 하는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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