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배우도 살고 영화도 살린다.’
스크린의 톱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한 작품에 함께 출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충무로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영화계가 불황을 벗어날 새로운 대안으로까지 꼽고 있다.
황정민, 엄정화, 장혁, 김수로, 김민선, 배종옥, 김효진 등이 주연하는 ‘오감도’를 비롯해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옥빈, 김민희, 윤여정 등이 손잡은 ‘액트리스’, 박해일, 박희순, 신민아, 이민기, 이천희, 정유미 등의 ‘10억’, 유진과 박한별, 조은지, 김혜나, 이영진 등의 ‘요가학원’, 설경구와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가 모인 ‘해운대’ 등이 그 작품들이다.
또 하정우를 주연으로 주연급 캐릭터의 조연들을 배치한 ‘국가대표’와 이범수를 중심으로 조안 등 다수의 연기자가 함께 한 ‘킹콩을 들다’ 등 스포츠영화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여고괴담5-동반자살’의 오연서, 장경아, 손은서, 송민정, 유신애처럼 작품마다 신인들을 기용, 미래 스타들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여고괴담’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를 배우나 감독, 제작진 모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파워 캐스팅’이라 이름 붙였다. 그는 “배우들은 적은 출연료를 받아들이는 대신 역량이 검증된 감독과 함께 한다는 명분을, 제작진은 이들의 이름값과 역량에 기댄 흥행 및 작품적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감도’의 홍보마케팅을 맡고 있는 레몬트리의 조윤미 대표는 “한 이야기 속 다양한 에피소드와 캐릭터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그 만큼 장르의 다양성 뿐만 아니라 한 작품 속에서도 다채로운 빛깔을 내는 장점이 있다는 말이다.
‘요가학원’의 투자사인 유나이티드 픽처스 이사 겸 영화 제작사 보경사의 심보경 대표는“한국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낮아진 상황에서 톱스타 1∼2명을 기용한 영화 제작이 예전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따라서 엇비슷한 규모의 제작비와 신선한 기획 및 스토리라면 투자사 입장에서 여러 스타급 연기자가 등장하는 작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과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새드 무비’, ‘내사랑’ 등 옴니버스 영화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스포츠영화의 특성상 다수의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간헐적이었고 대부분 장르의 특성에 기댄 기획이었다.
이런 점에서 현재 흐름은 새로운 대안으로 손꼽힌다. 심보경 대표는 “이전과 달리 지금은 배우-제작-투자 등 각 산업 부문별 동기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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