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출연한 안철수 “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사람”

  • 입력 2009년 6월 18일 09시 42분


TV에 거의 출연하지 않던 안철수 KAIST 교수(48)가 17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KAIST 학생들이 꼭 출연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출연동기를 설명한 안 교수는 이어 "직업이 너무 많아 선택을 못하겠어요"란 자신의 고민을 밝혔다. 이어 소녀 같이 순수한 안철수식 화법과, 누구라도 감탄할만한 인생스토리를 끄집어내며 "역시 안철수!"란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27살에 최연소 의대 학과장이 됐을 정도로 빠른 성공가도를 달렸던 안 교수는 갑작스럽게 인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바로 박사 과정 시절에 운명적으로 조우한 컴퓨터와 컴퓨터 바이러스 때문. 아무런 대가 없이 7년간 고독한 연구를 계속한 안 교수는 미래가 보장된 의사 생활을 접고 돈 안 되는 백신개발로 전향하게 됐다.

"새벽 3시부터 6시까지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고 하루 4-5시간씩 잤다"는 그는 "군대 갈 당시에도 미켈란젤로 바이러스 작업을 하다 V3 최초버전을 만들어냈지만 일에 집중하다보니 아내에게 군대간다는 말도 안하고 나왔더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결국 그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금 세계적인 보안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한 '안철수 연구소'가 탄생하게 됐다.

그는 '성공의 요인'에 대해 "시기가 맞은 것 같다"며 "막 (컴퓨터) 기계어 공부를 끝냈을 때 바이러스를 만났다. 당시 나이가 몇 살 어리거나 더 많았으면 달라졌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안 교수는 '본인을 빌 게이츠 같은 행운아라고 생각하냐'는 강호동의 물음에 "그런 셈이다"며 "운이라는 것은 기회가 준비와 만난 것이란 표현이 있다. 어떤 사람이 성공했다는 것은 열심히 했고 운도 좋아 성공한 것이다. 100% 성공을 개인화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철수는 이날 'CEO 안철수'에 대해서도 소박하게 풀어나갔다. 그는 "직원들에게 화를 낸 적이 없다"며 "스스로에게 화나면 가끔 목욕탕에서 소리를 지르고는 한다"고 의외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소개했다. 이어 "하지만 참으면서 산적은 없다"며 "돈보다 명예가 좋고 명예보다 마음 편한 게 좋다"고 말했다.

올해 나이 48세인 안 교수는 의사, 의대교수, 기업가, 학생 그리고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 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는 "효율성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사람"이라며 "의사로서 했던 일이 CEO로서는 쓸모가 없고 또 백신 개발자로 했던 공부는 경영에는 쓸모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효율적인 면에서 보면 내 인생은 실패한 것"이라며 "하지만 자기가 정말 맞는 것을 찾는 시간은 중요하다고 본다.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기회를 스스로에게 주는 것은 가장 큰 선물이고 기회"라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안 교수는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도 살짝 공개했다.

그는 "서울대 의대 1년 후배인 아내와 봉사진료를 갔다 우연히 만난 후 서로 도서관 자리를 잡아주고 커피 마시던 사이로 지냈다"며 "돈 없는 학생이라 단순히 '같이 살자'라고 프러포즈했다"고 말했다. 또 "아내가 나이 마흔에 의사 생활을 그만두고 미국 로스쿨에 들어가 법 공부를 하고 있다"며 "때문에 딸도 같이 미국에 나가 아이비리그에서 생화학을 전공 중"이라고 가족들의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인터넷 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