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8시 MBC '생방송 오늘아침'에서 방송된 '박근혜 전 대표, 선덕여왕을 꿈꾸나?'가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은 최근 시청률 30%를 훌쩍 뛰어 넘은 화제작. 박 전 대표 역시 쇄신 논란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친이(親李), 친박(親朴) 갈등의 태풍의 눈과 같은 인물이다.
이에 '생방송 오늘아침'은 정치권의 여성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를 선덕여왕과 직접 비교해 닮은 점을 찾아낸 것. 방송이 주목한 공통점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된 지지기반이 같다는 점. 박 전 대표의 근거지인 대구-경북(TK)는 과거 신라의 영토였다. 둘째 최고 지도자의 딸로 태어나 일찍부터 알게 모르게 대권수업을 받았다는 점. 마지막으로 '선덕'이란 시호와 '선덕화' 법명에서 찾을 수 있는 이름의 공통성이다.
이 밖에도 젊은 시절에는 정치와 무관하다 40대 중반 정계에 입문해 여성 최고 지도자가 됐다는 점도 집중 부각됐다. 선덕여왕은 태어난 연도가 분명치 않으나 40대 중반에 즉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박 전 대표는 46세 때인 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방송은 또 일찍부터 정치권에서 박 전 대표와 선덕여왕과의 유사성에 주목한 주장들이 적잖이 있었음을 상기시켜 주목을 끌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연예인 봉사단이 박 전 대표를 향해 "제2의 선덕여왕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는 대목, 비슷한 시기 경남 양산의 통도사 원로스님이 "선덕여왕 이후 우리나라에 여왕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박 전 대표가 유일하다"고 말했던 점 등이 그것이다.
방송이 나간 직후 각종 게시판에는 "선덕여왕의 아버지가 신라의 전성기를 이끈 진평왕이라는 사실에서 박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는 의견에서부터 "불교 법명 선덕화가 선덕여왕을 의식해 만든 것 아닐까"하는 누리꾼들의 추측성 댓글이 꼬리를 이었다.
그러나 "출신지역과 여성이라는 특성이 일치할 뿐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과 "요즘 MBC 너무 하는 것 아닌가"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한편 박 전 대표는 독실한 불교신자인 고 육영수 여사를 따라 조계사에 찾아 108배를 올리던 불교신자이기도 했으나 그 뒤에는 천주교 영세를 받는 등 특정 종교에 매몰된 모습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