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제가 모자이크인가요? 몰입에 방해됩니다.”
MBC 새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 ‘모자이크 딜레마’에 빠졌다.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과도한 모자이크 처리를 지적하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27일 방송을 시작하고 하루 만에 시청자 의견이 2000여 건을 넘어섰을 정도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극본·연출 곽경택, 이하 친구)을 두고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 이유는 방영 직전 방송사 자체 심의에서 ‘19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 폭력적인 장면이나 관련 소품의 노출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이 뒤늦게 부여되면서 제작진은 부랴부랴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모자이크로 가렸다.
이런 과정을 거쳐 첫 회에 등장한 모자이크 장면은 약 20여 차례. 고등학생들이 야구방망이와 쌍절곤을 휘두르는 장면과 주인공 현빈이 ‘부산고교’라고 쓰인 유니폼을 입고 권투를 하는 장면에 모자이크가 집중됐다.
한 두 번만 등장해도 드라마를 보는 데 불편한 모자이크가 계속 나오자 시청자들은 “산만하다”는 의견을 게시판을 통해 쏟아냈다.
특히 학교 이름까지 모자이크로 가리는 것을 놓고 “예민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또 “작품성이 높은데도 모자이크가 너무 잦아 아쉽다”는 반응도 보였다.
‘친구’는 1월 촬영을 시작해 100%% 사전제작으로 현재 마지막 회까지 완성된 상태. 현실적으로 재촬영이 어려워 모자이크로 가리는 것으로 표현 수위를 낮추고 있다. 하지만 촬영을 진행할 시기에는 유연하던 방영 기준이 방송 직전 까다롭게 바뀌면서 제작진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작사 진인사필름의 한 관계자는 “영화 ‘친구’가 폭력적이라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다른 드라마들보다 표현 수위에서 더 까다로운 주위를 받고 있는 것 같다”며 “모자이크 삽입을 최대한 줄이겠지만 이미 촬영을 마친 부분의 수정을 위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재방송 때 ‘15세 관람 가’ 등급으로 낮추고 MBC가 자체 편집해 방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곽경택 감독은 “욕이나 살벌한 장면을 많이 넣어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방송사의 심의 기준에 가로막히면서 ‘모자이크 딜레마’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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