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지성원(32)은 곧잘 아나운서로 오인받는다. 지적인 분위기의 외모와 똑 부러지는 말투 때문이다.
2000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녀는 전부터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해보라’는 주변 권유도 받았다. 정장을 즐겨 입는데다 전 아나운서 황현정의 얼굴을 닮아 KBS 방송국에 들어가면 종종 사람들이 착각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도회적인 커리어우먼의 이지미가 강한 그녀지만 오히려 연기자로서 주목은 사극으로 받고 있다.
현재 SBS ‘자명고’에서 모하소(김성령)의 시녀장 동고비로 열연 중인 지성원은 이미 MBC ‘이산’에서 홍국영의 누이동생, ‘신돈’의 희빈 윤씨로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녀는 “점점 TV 사극이 퓨전화되었고 제작진이 사극에서 새로운 분위기의 인물을 계속 찾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성원 역시 사극을 좋아한다.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자신을 만나는 까닭이다. 한복을 입고 화장을 한 자신이 낯설지만 애착이 강하다.
그녀는 실제 성격이 소탈하고 화통하다. 친한 사람들이 “중성적이다. 남자 같다”는 말을 할 정도다.
외모도 “친언니 둘이 미스 경남, 미스 광주 출신이라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는데, 나는 ‘예쁘다’는 말보다 ‘잘 생겼다’는 말을 듣는다”고 했다.
성격이 시원스럽고 솔직한 것은 아마도 그녀가 바닷가 진해 출신인 것도 한 몫을 한 듯하다.
그녀는 “어린 시절 해군사관학교나 군항제, 축제가 많이 벌어지는 관광도시에 살았고, 바닷가가 가까워 포근했다”고 회상했다.
도시에서 연기를 하고 있지만 언제나 마음은 편안한 시골에 있다. “서울에서 일하다가 나이가 들면 고향이나 섬, 외국 조용한 시골에 파묻힐 안식처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
“마음은 완전 시골 아낙이다”라며 웃는 그녀는 스트레스가 심할 때 클래식 공연장에 가서 우두커니 공연을 보거나 홀로 산책을 한다. 도시적인 외모와 시골적인 정서를 동시에 갖춘 그녀만의 스트레스 탈출법이다.
지성원은 원래 음대에서 플루트를 배운 클래식 전공자였다. SBS 공채에 붙은 뒤에도 음악에 대한 미련으로 잠시 연기를 접었을 정도로, 진로 고민을 많이 했다.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면서 “딱 나를 위한 드라마다”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음악 드라마나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
이런 그녀가 이번에는 여자 교도소의 합창단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하모니’에 나문희의 딸로 등장하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클래식 연주나 연기, 둘 다 단 한 사람이라도 감동시켜야 한다”고 믿는 그녀는 한걸음씩 연기와 음악에 대한 욕심을 채워나가고 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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