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엄마냐고요? 좋은 엄마지요, 하하.”
김미숙이 지금까지 그려온 어머니상은 김혜자, 김해숙 등과 분명 다른 점이 있었다. 도회적인 느낌의 ‘모던 맘’이거나, 강인한 ‘철인 어머니’가 그것.
그렇다면 실생활에서 김미숙은 어떤 엄마일까. 10살 아들과 8살 딸을 둔 그녀는 웃으며 “진짜 좋은 엄마”라고 했다.
“아이들의 의견을 많이 묻고 존중하는 엄마라고 할까요. 한편으로 엄격하기도 해요. 약속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엄마이기도 하죠.”
엄마가 TV에 나오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두 자녀들. 하지만 드라마 ‘찬란한 유산’은 되도록이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그다지 “옳지 않은 엄마를 보여주는 게 내심 신경 쓰인다”는 게 그 이유.
김미숙하면 또 연상되는 것은 바로 라디오 진행자. 20여년 넘게 여러 프로그램을 섭렵하며 차분한 목소리의 진행자로서 명성을 쌓아왔다. 긴 세월만큼 애정도 남다를 법한 라디오 부스를 떠난 사연 역시 자녀들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아이들이 학교를 갔다 오면 엄마가 없을 때가 많죠. 라디오를 진행하게 되면 더더욱 심해져요. 그런 이유로 DJ에 대한 제 욕심은 접을 수밖에 없었어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