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빈의 독설 개그, 도 넘었다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3분


김수미의 아픈기억 비아냥에 시청자 비판 쇄도

개그맨 윤형빈이 중견 배우의 민감한 개인사를 개그 소재로 삼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5일 방송한 KBS2 ‘개그콘서트’의 ‘봉숭아 학당’(사진) 코너에서 윤형빈은 방청객으로 온 배우 김수미를 대상으로 ‘독설 개그’를 했다.

윤형빈은 “아, 그 욕쟁이 할머니”라며 “인터넷을 검색해보니까 김수미 선생님은 참 대단한 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젊었을 때 힘든 시절 있어도 다 이겨내신 분이고 빙의(憑依·영혼이 옮겨 붙음) 현상을 겪으면서도, 귀신 들리는 거 있잖아, 다 이겨 내신 분이야.” 화면에 비친 김수미의 표정은 굳어 있었지만 독설은 이어졌다.

“김수미 선생님 같은 여배우가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이야. 그 영화와 드라마 속의 신들린 연기! 아, 진짜 귀신 들렸지. ‘안녕, 프란체스카’에서도 귀신 역할이었는데….”

그는 또 “(김수미가) 책을 8권 낸 베스트셀러 작가인데 최근 책이 하나 나와 홍보를 하려고 (개그콘서트 방청을 왔다)…”라며 “뭐 여기까지 오셨어, 굿을 한번 하시지”라고 말했다.

김수미는 지난달 23일 MBC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해 9년 전 차 사고로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빙의를 경험했으며 당시 심한 우울증으로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한 사람의 아픈 기억을 웃음거리로 만들다니 어처구니없다”(박진숙), “누군가를 흠집 내고 깎아내려서 웃음을 줬다고 생각하나. 진정한 유머는 모두가 유쾌해야 한다”(안문영), “리허설이나 아이디어 회의할 때 아니다 싶은 내용은 빼야 하는 것 아닌가”(최세환) 등 100여 건의 비판 의견이 올라왔다.

KBS2 ‘연예가중계’(4일 방송)도 부적절한 말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진행자인 한석준 아나운서가 개그맨 박명수의 입원 소식을 전하며 “다른 사람이 아프다면 걱정이 되는데 이 분은 입원했다고 하니 웃기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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