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환경 스페셜'(1TV)이 지난해 '연출'된 다큐멘터리 화면을 방송했다고 조선일보가 23일 보도했다.
문제가 된 프로그램은 지난해 3월 전파를 탄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와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 3년간의 기록'이다.
이 프로그램은 3년간 제작했다고 해 화제가 됐고, 높은 시청률(13.3%)을 기록했으며 프랑스, 벨기에의 해외 자연 영상 페스티벌 본선에도 올랐다.
그러나 '새박사'로 통하는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를 통해 입수한 당시 촬영 테이프에 따르면 수리부엉이의 일부 사냥 장면은 자연 상태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
이 신문은 1시간 40여분의 테이프 중 줄에 발이 묶인 채 카메라 앞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토끼의 모습을 발견했으며, 당시 방송에서는 "수리부엉이는 과연 날쌘 토끼를 사냥할 수 있을까? 제작진은 그 장면을 생생히 목격했다"는 내레이션이 나왔지만 토끼는 '먹이'로 연출돼 있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윤 교수는 "토끼는 물론이고, 꿩, 쥐 등도 누군가 가져다 놓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야생처럼 보이는 꿩을 '환경 스페셜' 제작진에 팔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제작진도 의혹을 일부 인정했는데, 연출자 신동만 PD는 22일 "토끼, 꿩 등을 줄로 묶은 상태에서 촬영한 적도 있다"며 "하지만 조작이라는 말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 PD는 지난 1998년 방송된 '일요스페셜―자연 다큐멘터리 수달'을 조작해 방송위원회로부터 1년 연출정지 징계를 받았었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