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냘픈 몸의 여가수가 홀로 무대에 올라 어쿠스틱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이제는 가요계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광경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가수 유우(본명 방유정·27)는 이처럼 이색적인 무대를 통해 대중 앞에 존재를 높이고 있다.
미니 음반 ‘폴 인 러브’(Fall in love)를 발표한 유우는 사실 ‘메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더 유명하다. 2006년 일본으로 진출해 3년 동안 7장의 싱글과 정규 음반 1장을 발표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지명도도 쌓았다.
하마자키 아유미, 코다 쿠미 등 일본의 톱스타들이 대거 소속된 음반기획사 에이벡스와 전속계약을 맺고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것도 그녀가 지닌 가수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3년 동안 일본 전국을 돌면서 150번 정도 공연을 했어요. 열명 남짓한 관객 앞에서도 노래해 봤고 1만 명의 관객이 모이는 일본의 유명 공연인 ‘에이네이션’ 무대에도 서봤어요. 무대 경험만큼은 자신 있죠.”
일본에서 얻은 인기에 힘입어 현재 싱어송라이터로 사랑받는 윤하가 그렇듯, 유우 역시 현지에서 쌓은 경험을 발판 삼아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6곡이 담긴 미니 음반에서 유우는 특유의 울림이 강한 목소리를 뽐내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타이틀곡 ‘폴 인 러브’는 유우가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배경으로 삽입된 다양한 악기와 유우의 청아한 목소리에 한 데 어우러지는 매력이 돋보인다. 가사 역시 유우의 경험담에서 나왔다.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서툰 여자의 마음”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유우는 일본의 전문기관으로부터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음역대’라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현지서 활동할 때 에이벡스가 일본의 음향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이중 울림이 있어 정신을 시원하게 해주는 주파수”라는 결과를 얻었다.
“중학생 때부터 기타를 독학으로 배우고 직접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어요. 현란한 기교보다 저만의 색깔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믿어요. 포크록과 어쿠스틱 사운드를 섞은 장르를 소화하는 여자가수가 드문 것도 저만의 장기죠.”
3년간의 외국 생활 탓에 유우는 국내활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 8월부터는 TV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할 계획을 세웠다. 물론 자신의 노래를 원하는 무대라면 어느 곳이든 나설 작정이다. “짧은 경험이 있지만 모두 잊고 신인의 마음으로 시작해요. 내년쯤 일본에서도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그 전까진 ‘폴 인 러브’로 올인 해야죠.”
이해리 기자 golf1024@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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