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이사 사전내정說 논란

  • 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특정인 모신다는 말 들어”
이민웅 교수, 후보 철회
방통위 “있을 수 없는 일”

다음 달 9일 새로 구성되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에 지원했던 이민웅 한양대 명예교수(사진)가 사전 내정 의혹을 제기하며 후보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이 교수는 27일 입장을 밝히는 글을 통해 “16일 방문진 이사 후보에 신청한 바 있지만 다른 사람이 이사로 미리 선임된 것 같아 자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후보 신청과 철회에 관한 경위를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후보 신청 이틀 전인 14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부위원장으로부터 이사 후보로 신청했으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다”면서 “동료들과 상의한 결과 15일 낮 신청하겠다는 통보를 그 부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신청 마감 날인 16일 오후에 신청 서류를 방통위에 접수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27일 오후 한나라당 모 국회의원으로부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대신해 전달한다. 이번에는 아무래도 모 대학교의 아무개 명예교수를 방문진 이사로 모실 수밖에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좋은 방송을 만드는 데 조그만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마음이 앞서 그다지 내키지 않았던 후보 신청 권유를 승낙했는데 선임을 위한 공식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미리 선임이 결정된 것 같은 통보를 받고는 ‘이건 아니다’고 생각해 신청을 자진 철회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후보자를 3배수로 압축해 심사 중이어서 사전 내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교수 건은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번 주 9명의 방문진 이사들을 선임할 예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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