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원…‘해운대 감독’이 콕 찍은 배우 “이 친구, 톱스타 될 재목이야”

  • 입력 2009년 8월 17일 07시 58분


‘마법의 성’ 노출 연기 실패…4년간 은둔하며 아픔 삭혀

“이 친구, 충분히 톱(top)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 ‘해운대’의 연출자 윤제균 감독이 배우 강예원을 두고 한 말이다. 윤제균 감독은 자신이 연출했던 2007년 영화 ‘1번가의 기적’에 이어 이번 영화에도 그녀를 기용하며 관객을 만날 기회를 주었다. 강예원의 가능성에 대한 강한 신뢰를 갖고 있었던 셈이다.

강예원은 한때 두문불출한 적이 있다. 2002년 주연한 영화 ‘마법의 성’이 참담한 흥행 실패의 쓴맛을 본 뒤였다.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펼친 영화였던 탓에 그녀의 좌절감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무려 4년의 세월 동안 그녀는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한 채” 아픔을 삼켜야 했다.

그녀를 ‘세상 밖으로’ 내온 게 ‘1번가의 기적’이었다. 강예원은 무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 윤 감독은 “당시 기를 많이 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가능성과 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영화 한 편 실패했다고 세상 다 산 것 같고 세상에 대한 불신을 안고 사는 그녀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기회는 강예원을 온전히 세상에 알리게 했다. ‘1번가의 기적’에서 새침데기 같은 이미지를 발산한 그녀는 ‘해운대’에서 대입 삼수생으로 해운대 해양구조원 이민기와 좌충우돌 로맨스를 벌이다 아픈 이별에 울며 윤제균 감독이 믿었던 “가능성과 능력”을 충분히 입증했다.

윤제균 감독은 “열심히 하면 된다는 걸 강예원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흥행 감독으로 불렸지만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일각의 불신을 ‘해운대’로 말끔히 털어낸 윤제균 감독의 신뢰가 닮은꼴의 상황에 놓였던 한 여배우를 세상에 알려낸 것이다. 그런 신뢰는 이제 강예원의 것이 됐다. 강예원은 현재 김윤진, 나문희 등과 함께 영화 ‘하모니’를 촬영 중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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