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구의 5분의 1을 넘는 ‘1000만’이라는 관객 수. 작품성과 마케팅 전략, 개봉 시기, 입소문 등 모든 요소를 갖춰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닿기 힘든 ‘꿈의 숫자’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실미도’(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 ‘왕의 남자’(2005년), ‘괴물’(2006년) 등 네 편이었다. ‘해운대’와 역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들의 닮은꼴과 다른 점을 꼽아봤다.
▽다른 점=영화 ‘해운대’가 겨울에 개봉했다면 어느 정도나 성공을 거뒀을까. ‘해운대’는 여름이라는 계절을 흥행의 최고 요소로 겨냥한 점이 다른 1000만 영화들과 다르다. 천재지변을 소재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점도 새롭다. ‘리베라메’(2000년), ‘싸이렌’(2000년) 등 화재를 다룬 재난영화는 있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해운대’는 여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간 유일한 1000만 영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극기 휘날리며’에는 진태의 약혼녀 영신(이은주)이, ‘괴물’에도 양궁선수 남주(배두나)와 딸 현서(고아성)가 있었지만 작품을 이끌어 가는 배역은 아니었다. 반면 ‘해운대’는 무허가 횟집을 운영하는 연희(하지원)와 연희를 사랑하는 만식(설경구)이 줄거리의 축을 이뤘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