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대형 다큐멘터리를 속속 선보이는 등 다큐 프로그램의 역량 강화에 나섰다. EBS는 18일 가을 개편안 설명회를 갖고 △대형 다큐 강화 △국제공동제작 다큐 강화 △다큐의 편당 제작비 인상과 편성 증대 등 ‘다큐멘터리 왕국’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김유열 EBS 편성기획팀장은 “쇼와 드라마에 집중할 수 없는 EBS는 2008년부터 다큐에 집중 투자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향후 다큐를 주력 상품으로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EBS 다큐의 선두는 블록버스터 다큐다. EBS는 지난해 11월 방영해 호평을 얻었던 대형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의 2탄인 ‘한반도의 공룡Ⅱ’를 2010년 12월 선보일 계획이다. 2편은 제작비 50억 원(EBS 30% 투자), 제작기간 2년 6개월로 전편(15억 원, 7개월)의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2편은 3D 입체영상으로 제작해 극장에서도 상영할 예정이다.
제작비 12억 원(EBS 25% 투자)을 투입한 다큐 ‘한반도의 매머드’도 2010년 2월 방영 예정으로 제작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빙하기를 맞은 매머드 가족을 중심으로 한반도에서 멸종한 포유동물들의 생활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한다. 10월 초 방영하는 ‘천상의 춤, 기적의 무대 천수관음’(사진)은 1년 6개월 동안의 촬영을 통해 153명의 장애인으로 구성된 중국 장애인예술단의 얘기를 전한다.
다큐의 국제공동제작의 외연도 넓히고 있다. EBS는 환경 다큐인 ‘백색열전, 불타는 북극’(2010년 2월 방송 예정)을 노르웨이 국영방송 NRK와 공동 제작했다. 2007년부터 중국, 몽골, 베트남의 방송사 등과 공동제작을 했던 EBS는 이번에 유럽의 방송사와 처음 손을 잡았다. EBS는 2008년부터 다큐 제작에 연간 45억∼50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2007년까지는 편당 제작비가 1500만 원에 그쳤지만 2008년 4000만 원, 2009년 5000만 원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전체 편성 가운데 다큐의 비중도 2007년까지 7∼8%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25% 정도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