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수입와인 첫 판매를 시작한 신세계L&B는 소비자 공략 와인으로 내세운 G7을 5월부터 7월까지 세 달간 약 6만병을 팔아 치웠다고 공개했기 때문이다. 정체된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상당한 수치다.
이를 놓고 일부 수입업체에선 다소 부풀려진 수치가 아닐까 하고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 숫자보다 신세계L&B가 와인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사실. 이것만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와인이 길래 이처럼 팔리는 것일까.
현재 판매 1위인 G7을 비롯 신세계L&B 와인으로 판매 상위권을 기록 중인 ‘핀카 엘 오리엔(Finca el Origen)’과 ‘데 마르티노(De Martino)’를 구매해 와인 전문가, 애호가 등과 함께 테이스팅 했다. 가장 먼저 오픈 한 ‘G7 까베르네 소비뇽(2008)’은 한마디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 냈다. ‘6900원짜리 와인에서 뭘 기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한 모금 와인을 입으로 넘긴 후에는 ‘6900원짜리 와인에서 이 정도면 꽤 괜찮은데’라는 호감으로 바뀌었다.
와인 전문가 안준범 씨는 “적당히 떫은맛도 있고, 과일향도 있고, 단 향도 있다. 맛도 둥글둥글하면서 상당히 산뜻하다”고 호평했다. 고급 햄버거와 곁들여도 손색없는 느낌이다. 정상회담을 연상케 하는 ‘G7’은 와이너리 카르타 비에하가 7대째 와인을 만드는 것을 기념해 붙인 이름. 그런데 이 와인을 마시다 보면 ‘제너레이션(Generation)7’ 대신 ‘걸(Girl)7’이 떠오른다. 갓 성인이 된 여성 7명이 기분 좋게 수다를 떨며 마실 수 있는 캐주얼한 와인이니까.
1만원 초반대의 와인 ‘핀카 엘 오리엔 까베르네 소비뇽(2007)’은 반대로 아쉬웠다. 향은 약하고, 알코올 느낌은 강하면서, 맛에 특징이 묻어나질 않는다. G7과 비교하니 도통 손이 가지 않는다. 1만원 중반대의 세 번째 와인 ‘데 마르티노 347 레제르바’는 이 가격대의 산미와 맛으로는 비교적 무난하다. 다만 맛과 향이 빨리 날아가 버리는 단점은 가격을 고려하면서 이해해야 할 듯.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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