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수의 씨네에세이] ‘괴물2’ 특수효과 순수 토종기술로

  • 입력 2009년 8월 31일 08시 02분


“후배 감독이 괴수 영화를 만든다면 우선 말리겠다.”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2006년 여름, 관객들과 나눈 대화 중 한 토막입니다. 봉 감독은 ‘괴물’이 한창 흥행 가도를 달릴 무렵, 영화 제작에 얽힌 어려움 특히 영화 컴퓨터 그래픽의 힘겨움을 토로하며 이처럼 말했습니다.

스크린 속에서 살아 숨쉬는 괴물과 그 공포를 생생하게 그려내야 하는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부담감이 그 만큼 컸기 때문이지요. 봉준호 감독은 미국 오퍼니지사 스태프와 함께 작업한 뒤 괴물의 실감나는 영상을 그려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그에게 “즐거운 경험과 좋은 공부”가 되어 남았습니다.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해운대’의 관건 역시 특수 시각효과였습니다. 핵심은 부산 해운대에 몰아닥치는 거대한 지진해일, 즉 쓰나미의 완벽한 구현이었습니다. 수많은 관객은 ‘해운대’의 쓰나미에 극적 긴장감을 느끼며 이 영화에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운대’의 이 쓰나미 역시 미국 스태프의 솜씨입니다. 윤제균 감독은 “물방울 하나하나가 개체값을 갖는데 이를 감당할 용량의 시스템이 한국에는 없었다”면서 미국에서 작업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한국영화가 이런 과정과 경험 혹은 공부를 겪는 동안 ‘괴물2’가 순수 한국 기술로 괴수의 공포를 그려낼 예정이랍니다. ‘괴물’의 제작사인 영화사 청어람이 제작하는 ‘괴물2’가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09 글로벌 프로젝트 기술개발 지원사업의 최종 지원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이지요.

청어람은 ‘중천’, ‘한반도’, 할리우드 영화 ‘포비든 킹덤’에도 참여한 CG 및 특수효과 업체인 (주)매크로그래프와 손잡고 순수 우리 기술로 영화 속 괴물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괴물 크리처의 피부 질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특수 촬영 스튜디오와 제어 장치 등 많은 시스템을 제작, 개발할 예정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영상 콘텐츠의 제작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집중 지원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기술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괴물2’의 제작을 돕게 됐습니다. 이미 싱가포르로부터 60억원 규모의 제작비를 투자받기로 한 ‘괴물2’의 해외 시장 공략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이미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그 흥행성을 인정받은 전편에 이어 ‘괴물2’는 이제 순수 한국 영상 테크놀로지의 우수성을 입증할 태세입니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인 영화는 2011년 그에 대한 관객의 평가를 받게 될 모양입니다.

엔터테인먼트부 기자 |tadada@donga.com

[화보]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영화 ‘괴물’ 시사회
[화보]1000만 쓰나미 주인공 영화 ‘해운대’ 감독 윤제균
[관련기사]굿바이 충무로! 방빼는 영화사…왜?
[관련기사]‘프로듀서 1세대’와 한국영화
[관련기사]실감난 ‘해운대’ CG보다 구성의 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