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김 씨 ‘눈물의 순애보’…“아! 진영아”…영화같은 사랑 가슴에 묻다

  • 입력 2009년 9월 2일 07시 55분


40대 사업가로 지난 7월 첫 만남

故장진영 위암투병 중 사랑 싹터

사랑은 그렇게 최선을 다했다. 연인이 생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아갈 때 숨죽여 가슴을 달래는 아픔. 하지만 연인은 의연했고 이를 지켜보는 사랑은 담담하게 이별하며 흐느꼈다.

배우 장진영이 마지막 숨을 다할 때 그의 곁에는 연인 김 모 씨가 있었다. 40대 초반의 사업가로 알려진 김 씨는 1일 장진영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향했다.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연인들은 이별했다. 가슴 찢는 생이별과도 같았을지 모른다.

유명 정치인의 아들이기도 한 김 씨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헌칠한 키에 호감을 주는 외모를 지닌 김 씨는 장진영을 지난해 7월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장진영은 아직 자신의 몸 속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자연스런 만남 끝에 서로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 두 사람. 하지만 두 달이 채 가지 못하고 장진영은 자신이 암세포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김 씨를 떠나보내려 했다. 하지만 김 씨는 장진영의 곁에 머물기를 원했다. 눈물로 호소하며 김 씨를 떼내려 했지만 서서히 싹튼 사랑은 끝끝내 이어졌다.

특히 장진영과 김 씨는 서울 청계산과 북한산 등에 오르며 함께 투병했다. 모두 김 씨의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 5월에는 장진영의 고향인 전주에서 그녀의 부모에게도 인사를 드렸다. 가수 김건모의 콘서트도 함께 관람하며 여느 연인들의 사랑을 키워나갔다. 이 때 두 사람이 가슴 아픈 사랑을 하게 될 것임을 세상은 알고 말았다.

두 사람의 사랑은 장진영이 미국 LA로 건너가 치료를 겸해 요양 생활을 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김 씨는 장진영을 끊임없이 보듬고 위로했을 터이다.

그리고 1일 오후. 결국 연인은 숨을 거뒀고 이를 지켜본 김 씨는 오열했다. 이날 저녁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김 씨는 연인의 가족들을 위로하며 빈소를 오래도록 지켰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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