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4시10분께. 장진영의 병실에서 그녀의 아버지와 언니가 서로에게 몸을 의지하며 문을 나섰다. 이들은 얼굴을 수건으로 가린 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그 뒤를 생전 장진영의 한 측근이 눈물을 흘리며 따랐다. 6명의 의사들이 무거운 표정으로 병실을 나선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배우 장진영은 그렇게 세상을 떠나가며 남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날 그녀의 병실 앞에 뻗은 복도는 침묵했다. 오직 유족과 소속사 관계자들 그리고 부모 만큼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감당해야 했던 연인 김 씨의 흐느낌만이 고인의 죽음을 알렸다.
이날 오후 1시 장진영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가 입원 중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병세가 악화돼 상황이 좋지 않다고 알려졌으나 그녀는 응급실이 아닌 일반 병실에 누워 있었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10개의 VIP 병실이 있는 21층을 향했다. 하지만 두 명의 경호원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환자 보호자를 제외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21층은 더 없이 조용했고, 장진영의 소속사 관계자들만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용하게 흐르던 침묵은 3시30분께부터 일순간 급박한 움직임으로 파동을 일으켰다. 소속사 및 의료진은 긴박하게 움직이며 작은 회의실과 대회의실을 번갈아 이동했다. 지켜보는 이들의 안타까움과 함께 긴장감이 더해갔다.
3시50분께 소속사 관계자는 “공식입장은 없다”던 것과 달리 “4시30분께 장진영과 관련한 공식 브리핑이 대회의실에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회의실은 장진영의 병실 바로 옆방. 이후 4시10분께 그녀의 병실에서 나온 아버지와 언니 등이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설마 하던 긴장감은 순간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 되고 말았다.
소속사 관계자와 주치의는 대회의실에서 사망 시점과 사망 원인을 전하며 그녀를 애도했다. 고인이 “2008년 9월 위암 판정을 받은 뒤 병마와 사투하며 매일 밝고 긍정적으로 팬들이 보내주신 응원에 보답하고자, 완쾌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끈을, 배우의 대한 열정을 불태웠”던 그녀는 “마지막에 편안한 미소로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다면서. 그리고 그녀는 “의연한 자세로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편안하게 잠들었다”고.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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