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마지막 사랑 편지 아내 곁에 영원히 묻다

  • 입력 2009년 9월 5일 07시 41분


‘순애보 편지’ 추도식 낭독 취소…유족들 ‘신원노출에 부담’ 만류

“아내만 읽었으면….”

끝내 아내에게 보내는 남편의 마지막 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세상을 떠난 아내는 이제 영혼으로 편지를 읽게 됐고 죽음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을 추억하게 됐다.

4일 오후 12시30분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서 열린 고 장진영의 추모식에서 남편 김영균 씨는 당초 아내 장진영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려 했다. 하지만 유족의 만류로 결국 이를 취소했지만 그 절실한 마음은 이미 고인에게 전달됐다.

장진영과 남편 김 씨의 영화 같은 순애보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김 씨가 아내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내용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3일 밤 유족과 김 씨는 긴 시간 논의 끝에 김 씨가 장진영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추모식에서 낭독키로 했다.

그러나 김 씨의 신상과 개인사가 너무 노출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는 유족의 만류로 김 씨는 편지를 읽지 않았다. 대신 김 씨는 고인의 유골 곁에 이를 함께 묻었다. 소속사 관계자는 “고인의 아버지가 사위의 신상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껴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해 부득이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장진영의 부모는 이날 내내 사위 김 씨를 유독 챙겼고, 김 씨도 장인과 장모 곁에서 사위 몫을 다했다.

장진영의 한 측근은 “고인의 부모는 사위가 잠시라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많이 찾으셨다”며 “홀로 남은 그에게 많은 짐을 지워준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김 씨는 추모공원에서 아내를 두고 나오는 길에 장인과 장모를 먼저 배웅하고, 한참 뒤에 나왔다. 아내를 홀로 둔 채 발걸음이 쉬 떨어지지 않았으리라. 김 씨는 장진영과 2008년 1월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워왔으며 7월26일 미국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다.

광주(경기)|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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