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 ‘못난 놈’들이 난다

  • 입력 2009년 9월 17일 0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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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 ‘남자의…’ 두자릿수 시청률

‘오합지졸’, ‘찌질남’으로 불리던 남자들이 안방극장에서 반란을 시작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의 코너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 김태원, 김국진, 김성민, 이정진, 이윤석, 윤형빈 등 출연진의 엉뚱함과 불협화음을 강점으로 내세워 ‘존재감’을 확실히 하고 있다.

‘남자의 자격’은 남자로 태어났다면 죽기 전에 한번쯤 해볼만한 일들을 체험해보자라는 콘셉트 아래 폐가 리모델링, 아이들 그룹의 댄스 따라하기, 자전거 일주, 신입사원 도전기 등 다양한 프로젝트로 예능프로그램의 새 강자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동안 ‘남자의 자격’은 같은 프로그램의 인기 코너인 ‘1박2일’에 눌려 빛을 못 보는 듯 했다. 그러나 이경규, 김태원 등 중년 남자들이 소화하기 힘든 도전기와 멤버들 간의 부조화가 웃음을 주면서 고정 팬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청자들도 “‘1박2일’을 기다리다 우연히 보게 됐는데, 재미있다” “단합되지 않는 점이 새롭게 느껴지면서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냈다.

실제로 시청률도 평균 10.8%를 보이며 매주 두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허술하고 ‘20% 부족한’ 남자들은 또 있다. KBS 2TV ‘천하무적 토요일-천하무적 야구단’(이하 ‘천하무적 야구단’·사진)의 임창정, 김창렬, 이하늘, 오지호, 김준, 마르코, 한민관, 마리오, 동호 등.

최강의 사회인 야구단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모인 이들 중에는, 절대 뛰어난 야구실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어딘지 모르게 엉성하고, 허술함을 내세워 ‘허’를 찌르는 야구단이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이들의 실력이 늘고 인기도 함께 높아지나 최근에는 85분이라는 파격 독립편성까지 이뤄냈다.

제작진은 “훈련과 경기를 하는 모습이 전혀 다르다. 그 속에서 그들이 가진 캐릭터를 극대화하고 초점을 맞췄더니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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