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시원은 20일 SBS 주말드라마 ‘스타일’(사진)의 시청자 게시판에 “우진이란 인물로 3개월을 보내면서 재미있고 즐겁기도 했지만 답답한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면서 “대본이 나올 때마다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과 대사들이 (있어서) 좀처럼 적응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적었다.
류시원이 이 말을 한 까닭은 ‘스타일’의 시청률이 기대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스타일’은 주연 김혜수의 열연과 화려한 의상, ‘엣지 있게’(멋지게)라는 유행어, 서인영 박솔미 그룹 ‘2NE1’을 비롯한 스타들의 카메오(깜짝 출연)로 화제몰이를 한 데 비해 시청률은 뛰지 못했다. 마지막 회(20일)의 시청률은 15.6%(TNS미디어코리아)였다.
‘스타일’은 8월 1일 첫 방송 때 시청률 17.6%로 같은 시간대 방영한 KBS2 드라마 ‘천추태후’(13.8%), MBC ‘세바퀴’(14.3%)를 앞섰다. 그러나 4회 때 19.9%로 정점을 찍은 뒤 하향 곡선을 그렸고 8월 23일부터는 ‘천추태후’에 뒤졌다. 볼거리는 화려했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당초 잡지 ‘스타일’의 좌충우돌 초보 에디터 이서정(이지아)이었지만 서정의 상사 박기자(김혜수)가 탄탄한 연기력 덕분에 주목받자 주인공이 바뀌었다. 극의 무게가 박기자로 옮겨지면서 주인공들의 관계가 헝클어지기 시작했다.
드라마 초반 요리사로 패션지의 발행인이 되는 서우진(류시원)은 이서정에게 구두를 선물하고, 이서정도 서우진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으로 그려졌으나 이 관계는 흐지부지 사라졌다. 서우진과 박기자는 패션지의 경영권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독설을 퍼부으며 다시는 안 볼 것처럼 헤어졌다가 금세 다시 만나 또 싸우는 허술한 갈등 구조를 보였다. 이들은 시종일관 까칠하게 맞서다가 ‘러브라인’이 급작스레 진전됐고 최종회에서는 결혼을 약속했다.
박기자를 오랫동안 좋아해 온 포토그래퍼 김민준(이용우)이 박기자와 이서정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설정도 충분한 배경 설명이 없어 납득이 가지 않았다. 당초 이 드라마의 뼈대였던 이서정이 에디터로 성장하는 모습도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주인공이 바뀌면서) 전반부에 있는 이서정 관련 내용은 결말을 보면 아예 필요 없는 장면이었다”(김승현), “기자, 우진이 줄창 싸워대다가 갑자기 사랑이 피어오르고 청혼하고 뽀뽀하면 그걸로 끝인가”(유민정)라는 지적이 있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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