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 연주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막심 므라비차를 크로스오버 피아니스트의 범주로 온전히 묶기는 어렵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크로스오버를 연주하는 클래식 피아니스트라고 불러야 옳다.
크로아티아 태생. 1983년 9세의 나이로 피아노에 입문했다. 정확히 10년 뒤인 1993년 막심은 쟈그레브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999년에는 전 세계 피아니스트들의 꿈인 니콜라이 루빈슈타인콩쿠르에서, 2001년에는 파리 퐁트와즈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남부러울 게 없는 경력에 다른 피아니스트들을 주눅 들게 만드는 완벽한 기교, 여기에 수려한 외모까지 갖춘 막심 므라비차는 정통 클래식 피아니스트의 외길을 걸었어도, 의심의 여지없이 막대한 성공을 거뒀을 음악계의 대어다.
2003년 데뷔 앨범인 ‘The Piano Player’는 홍콩에서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대만, 한국, 싱가포르, 크로아티에서는 플래티넘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에서는 골든 앨범이 됐다.
3월에 12인조 밴드를 이끌고 내한해 매진돌풍을 일으켰던 막심 므라비차가 이번엔 ‘혼자’ 조용히 온다.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의 연주에 아쉬움이 있었는지 이번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막심 므라비차’하면 앞서 말했듯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눈부신 속주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연주한 ‘왕벌의 비행’은 그에게 ‘신이 내린 손가락’이란 찬란한 영예를 선사했다. 국내 포털 사이트에는 그의 속주를 모방한 동영상이 잔뜩 올라와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찾아보실 것.
이번 공연은 막심 므라비차의 신들린 ‘손가락 놀리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환상적인 기회이다. 올해로 벌써 7번째 내한공연이지만 여전히 그의 등장은 반갑고 새롭다.
1부에서는 브람스, 쇼팽, 모차르트의 클래식을, 2부에서는 크로스오버 음악(보헤미안 랩소디도 있다!)을 연주한다. 천하에서 이런 식의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피아니스트는 그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프로그램에 빠져 있는 ‘왕벌의 비행’을 과연 그가 앙코르곡으로 연주해줄지도 꽤 궁금하다.
10월11일(일) 2시30분|예술의전당 콘서트홀|문의 지니월드 02-548-8690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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