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팔찌’(Shag bands)로 불리는 플라스틱 재질의 이 팔찌는 노랑, 주황, 보라, 분홍, 빨강, 파랑, 검정, 골드 등 8가지 색상이 있으며 각 색상은 이성과 어느 ‘선’까지 갈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가격도 몇 페니에 불과해 아이들이 부담 없이 살 수 있을 정도.
팔찌 색상이 의미하는 바는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통 노랑은 이성과 포옹까지 할 수 있다는 의미. 주황색은 키스, 검정색은 섹스도 할 수 있다는 뜻이며 금색은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한다는 의미로 통한다.
아이들은 장난삼아 혹은 마음에 드는 이성이 나타나면 팔찌를 끊어버리고, 팔찌의 주인은 팔찌를 끊은 이성과 그 색이 의미하는 바를 실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팔찌가 끊어지는 바람에 섹스를 했다는 학생까지 있었다.
문제는 ‘데이트 팔찌’가 학생들 사이에 크게 유행하고 있어 팔찌를 차고 있지 않으면 따돌림을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는 것.
12세의 한 학생은 “팔찌를 차고 있지 않으면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다”며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팔찌가 싫어도 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검정색, 금색 등 ‘수위 높은’ 팔찌를 차고 있는 학생은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학생은 “검정색, 금색 팔찌를 찬 여자아이들은 거의 없지만 남자아이들은 대부분 이런 색을 선호한다”며 “만약 검정색, 금색 팔찌를 찬 여자아이가 있으면 남자아이들이 따라 다닌다”고 말했다.
32세의 주부 샤넬 존슨은 여덟살 난 딸아이에게 팔찌에 대해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존슨은 “딸은 만약 남자아이가 팔찌를 끊어버리면 그 아이와 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 말을 듣자마자 아이에게 아기는 어른들이 만드는 것이지 어린이들이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팔찌가 의미하는 바를 안 이상 딸이 팔찌를 차는 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겠다”며 분노했다.
몇몇 학교가 사태를 파악한 뒤 팔찌를 압수하고 착용을 금지했지만 아직까지 많은 학교와 부모들이 팔찌를 그저 장신구로만 생각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팔찌 파는 사람들은 이를 알면서도 파는 건지…’, ‘학교에서 근절시켜야 한다’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에디트|김아연 동아일보 기자·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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