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해’ 열연 신인 김익 “행운 먹고 삽니다”

  • 입력 2009년 10월 5일 07시 38분


서른살 데뷔 불구 인기작 출연…‘아부해’ 이어 ‘히어로’도 찜

배경 좋아서? 운이 좋아서…윤상현 형처럼 꼭 날겁니다

요즘 연예계 추세는 스무 살에 데뷔해도 빠르다기 보다 오히려 조금 늦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어린 나이에 일찍 활동을 시작한다. 그런데 신인 김익은 서른 살에야 데뷔한 늦깎이 연기자다.

KBS 2TV ‘드라마시티’로 데뷔한 그는 그 후 역할은 크지 않지만 케이블 드라마 ‘KSPI 시즌2’, MBC ‘베토벤 바이러스’, ‘내조의 여왕’에 이어 현재는 KBS 2TV 수목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까지 인기작에만 출연했다. 그러다보니 주위에서는 그를 두고 ‘집에 돈이 많다’ ‘배경이 좋아 그런 작품에만 출연한다’라는 시선으로 쳐다봤다.

“돈도 없고 든든한 배경도 없는데 한 마디로 ‘행운의 사나이’에요. 어려서부터 연기자가 꿈이었지만 막상 도전을 못했죠. 스물일곱살이던 어느 날 갑자기 지금 아니면 평생 못할 것 같았어요. 집안의 반대가 심해서 쉽지는 않았지만 소속사도 없이 혼자 이리저리 알아보고 뛰어들었죠. 지금도 생각해보면 스스로 정말 대견해요.”

데뷔 후 연기 활동은 마음먹은 것처럼 쉽지는 않았다. 소속사 없이는 일하기도 어려웠고 무명의 3년 동안 시련도 많았다.

“작은 기획사와 전속 계약을 맺었는데 사기를 당했어요. 일은 계속 안 풀리고 어려웠지만 쉽게 포기할 순 없었죠. 오히려 늦게 시작하다보니 조바심은 없더군요. 그래서 혼자 트레이닝도 하고 연기 공부도 계속 해왔어요. 그렇게 준비한 것이 이제 빛을 보나 봐요.”

그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명민의 개를 치료해준 수의사, ‘내조의 여왕’에서 최철호의 심복이었던 김과장, ‘아가씨를 부탁해’에서는 정일우의 동료인 인권변호사로 출연해 얼굴은 꽤 알려져 있다.

“대사도 몇 마디 없지만 인기 있는 드라마에 감초 역할에 출연해 시청자와 팬들의 관심을 조금씩 받는 것으로 만족해요. 제가 지나가면 ‘OOO에 나왔던 남자’라고 알아봐주니까 더 늦기 전에 시작한 게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출발은 남들보다 늦었지만 데뷔한 지 1년 만에 무려 5편 출연하고 뺀질뺀질하고 아첨을 잘하는 캐릭터로 자리매김을 했다. 그는 11월 방송 예정인 이준기 주연의 드라마 ‘히어로’에서 형사 역으로 일찌감치 낙점을 받았다.

“얄밉고 간사한 역을 주로 맡다보니 관심을 가지고 봐주는 것 같아요. 다른 옷(캐릭터)도 입어보고 싶지만 차근차근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아가씨를 부탁해’에 함께 출연하는 윤상현 형도 늦게 시작했는데 잘됐잖아요. 저도 그러려고요. (윤상현)형이 ‘너만 진심이면 된다’고 조언을 해줘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 | 박화용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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