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캐머런 등 할리우드의 감독들이 입체영화 제작에 나선 가운데 10월 이후 입체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입체영화는 특수 안경을 끼고 보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말한다.
미국 박스오피스(www.boxoffice.com)가 발표한 ‘3D 입체영화 상영 계획표’에 따르면 올해 ‘토이스토리1, 2’(10월 2일) ‘크리스마스 악몽 3D’(10월 23일) ‘크리스마스 캐럴’(11월 6일) ‘아바타’(12월 18일)에 이어 내년에는 입체영화 18개가 목록에 있다.
할리우드에서 입체영화가 봇물을 이루는 까닭은 기존 영화보다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할리우드가 본격적으로 내놓은 첫 입체영화인 ‘베오울프’(2007년)는 미국에서만 8228만 달러를, ‘한나 몬타나와 마일리 사이러스’의 콘서트를 입체 영상으로 제작한 작품은 6528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개봉한 ‘몬스터 대 에이리언’은 극장 매출의 55%를, ‘블러디 발렌타인’은 80%를 입체영화 상영으로 거둬들였다.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떨까. 국내 멀티플렉스 상영관은 할리우드발(發) 입체영화 바람에 대비해 상영 환경을 바꾸고 있다. 국내에서 입체영화를 볼 수 있는 상영관은 50여 곳. CGV 35개, 롯데시네마 17개, 메가박스가 2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입체영화 제작 기술이 2000년대 초반부터 자리를 잡아왔다. 입체장비 개발 업체 ‘레드로바’는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서 8억 원을 지원받아 내년 3월까지 영화 촬영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한다. 2D 영화를 입체로 변환하는 기술을 지닌 스테레오픽쳐스코리아는 2007년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해리포터 3편’ ‘10,000 BC’ ‘300’의 부분 입체 영상을 맡았다.
제작기술에 비해 입체영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걸음마 수준이다. 29일에서야 영진위에서 처음으로 15분짜리 입체 단편영화 ‘못’을 상영했다. 이 영화는 입체영화 테스트베드 사업에 선정된 작품이었다. 이 영화의 최익환 감독은 영화 속 인물들의 표정과 동작은 입체적으로 구현됐지만 피사체와 배경이 움직일 때마다 변하는 장비 값을 손수 계산할 만큼 열악한 상황에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영진위는 이번 촬영에서 나온 시행착오를 백서로 묶어 11월 발표할 계획이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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