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맛은 혀끝 녹이는 ‘참을수 없는 달콤함’
휘성은 전 소속사와 얽혀있던 문제들이 해결되고, 매니저와 함께 팝업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독립하면서 의욕이 넘쳤다. 더욱이 얼마전에는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 로드니 저킨스를 통해 R&B스타 니요의 지원으로 미국 진출까지 확정되는 희소식도 있었다.
휘성은 오랫동안 몸담았던 YG 엔터테인먼트와 엠보트를 떠나서 처음 발표했던 ‘사랑은 맛있다’가 음악 방송에서 1위도 하고, 음반도 제법 팔렸다. 그러나 그 이후 발표한 미니앨범 ‘별이 지다’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부진했다.
특히 음악색깔이 과거와 많이 달랐기에 휘성은 “변신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번 앨범은 그래서 휘성에게 다시 한번 그의 존재감을 알려야하는 중요한 앨범이다. 그도 “6집은 어떻게 하면 ‘웰메이드’로 만들까하는 생각뿐이었다. 몰입도가 강한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 숨죽이고 들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생각만 했다”고 했다.
“4집까지 제 음악을 좋아했던 팬들에게 어쩌면 아쉬움을 주었을 이전의 두 앨범을 준비하며 느꼈던 생각들과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 부었어요. 할 수 있는 것을 가장 잘 뽑아낸 앨범이라 후회는 없습니다.”
이번 앨범은 풍부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악적 표현력을 가진 휘성의 매력을 잘 살렸다. 고통과 절망, 행복, 사랑, 욕심, 후회, 배려 등 약 10년 간 갈고 닦은 노래의 감정 표현을 마음껏 발휘했다. 수록곡 12곡 중 두 곡을 제외한 전 곡의 작사를 맡아 “알고 부르는”, 또 “진실을 진심으로 노래하는” 느낌을 담았다.
앨범 제목 ‘보콜릿’(Vocolate)은 목소리를 뜻하는 ‘보컬’과 ‘초콜릿’을 합성한 휘성의 신조어로, “가장 예술적인 먹거리인 초콜릿에서 연상될 수 있는 낭만, 섹시함, 달콤쌉사름함 등의 많은 감정을 휘성의 보컬로 다양하게 표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R&B, 힙합, 일렉트로닉, 발라드, 댄스, 록 등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했다.
“처음엔 앨범에 다양한 장르를 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알 켈리가 ‘초콜릿 팩토리’란 음악에서 디스코를 하는 것을 보고 크게 느꼈어요. ‘너무 흑인음악 하나에만 묶여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내가 지켜갈 것은 지켜가면서 다양한 음악을 해보자 결심했어요.”
타이틀곡 ‘주르륵’은 깔끔한 비트와 피아노 현악기의 아름다운 선율, 드라마틱한 가사가 어우러진 미디엄 템포 발라드다. ‘쿨’하게 이별하는 남자의 마음을 담았다. ‘사랑 그 몹쓸 병’은 이현도가 휘성과 공동작곡한 노래로 이전 히트곡 ‘안되나요’를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반가운 트랙이다. ‘위드 미’의 작곡가 김도훈과는 ‘눈물 쏟고 또 쏟고’로 다시 손을 잡았다. 휘성이 작사, 작곡한 ‘쇼 미 걸’은 일렉트로니카 댄스곡, 록밴드 이브의 전 멤버 지고릴라의 ‘타임머신’은 영국 록의 느낌이 살아있다.
“이번 앨범은 전체를 놓고 보면, 4집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어요. 어떻게 노래하면 대중이 좋아하는지를 좀 알게 됐는데, 이번 앨범에 대중이 좋아하는 목소리를 담으려 노력했어요.”
휘성은 니요가 만들고 피처링까지 한 노래의 녹음을 끝내고 내년 초 미국에 디지털 싱글 형식으로 미국시장에 정식 도전할 예정이다. 그는 현지화보다는 지금 자신의 모습 그대로, 즉 동양인의 신선함으로 현지 팬들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영어도 ‘능통함’보다 ‘위트 있는 화술’에 중점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그동안 몇몇 한국 가수들이 미국시장에 도전했지만, 유니버설 뮤직과 계약한 휘성이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한 첫 한국가수가 됐다. 휘성은 “왠지 예감이 좋고, 마음이 편하다”는 말로 미국진출의 각오와 소감을 대신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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