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연기자 최명길과 길용우가 25년 만에 다시 부부로 만난다. 이제는 지천명을 바라보거나 넘은 나이가 됐지만 80년대 중반 두 사람은 인기 사극에서 부부로 출연해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25년 전 둘이 호흡을 맞췄던 작품은 MBC가 방송한 인기 사극 시리즈 ‘조선왕조 500년’. 이 드라마의 ‘설중매’편에서 최명길은 정현왕후로, 길용우는 그의 남편인 성종을 맡았다. 당시 최명길은 데뷔 3년째인 신인 연기자였다. 지금은 사극을 대표하는 전문 배우로 성장한 그 때 ‘조선왕조 500년’은 그녀가 처음 접한 사극이었다.
그 후 두 사람은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세월을 지나 다시 드라마에서 부부로 만난다. 9일부터 시작하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천하무적 이평강’(극본 박계옥·연출 이정섭)이다.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전설을 현대판으로 각색한 이야기에서 최명길은 온달(지현우)의 새어머니로, 길용우는 온달의 아버지 역할을 각각 맡았다.
최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최명길은 “25년 전 사극에서 만난 뒤부터 ‘오빠’, ‘선배’라고 부르며 믿고 따른 배우”라고 길용우를 소개한 뒤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 길용우가 출연을 결심한 데도 최명길의 역할이 컸다. 극 중 리조트 사업을 둘러싸고 야욕을 드러내는 제왕후 역으로 최명길이 출연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길용우도 고민 없이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