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티’ 풀∼풀나게 망가져야 팡팡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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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3시 00분


① 아이돌 그룹 2AM의 조권(오른쪽)과 붐(왼쪽)이 지난달 10일 SBS 스타킹에서 한 어린이 출연자와 함께 ‘싼티 댄스’를 보여주고 있다. ② 14일 MBC 세바퀴에서 일본 만화 캐릭터인 세일러문 복장을 한 임예진. ③ KBS2 스타골든벨에서 ‘싼티 진행’을 하고 있는 전현무 아나운서. 사진 제공 KBS SBS, 화면캡처 MBC
① 아이돌 그룹 2AM의 조권(오른쪽)과 붐(왼쪽)이 지난달 10일 SBS 스타킹에서 한 어린이 출연자와 함께 ‘싼티 댄스’를 보여주고 있다. ② 14일 MBC 세바퀴에서 일본 만화 캐릭터인 세일러문 복장을 한 임예진. ③ KBS2 스타골든벨에서 ‘싼티 진행’을 하고 있는 전현무 아나운서. 사진 제공 KBS SBS, 화면캡처 MBC

예능프로그램 새 인기코드
저질댄스-과장된 행동 웃음

“뭔가 특별해야 주목받아”
변신 거듭하며 강도 높여


중년배우 임예진(49)과 아이돌 그룹 2AM의 조권(20), KBS 전현무 아나운서(32)의 공통점은? 이들은 최근 지상파 3사 예능프로그램에서 일명 ‘싼티’ 코드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인’들이다.

‘싼티’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의상이나 보기에 다소 민망한 ‘저질 댄스’, 엉뚱한 자기 과시로 웃음을 주는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통칭하는 유행어. 2000년대 중반 리포터와 진행자로 활약했던 붐의 등장 이후 누리꾼 사이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임예진과 조권, 전현무 등도 이런 ‘싼티’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 싼티 이미지, 높아진 인기

임예진은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세상을 바꾸는 퀴즈)’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970년대 하이틴 스타였던 임예진은 14일 방송에서 교복에 노란색 가발을 쓰고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세일러문’으로 변신해 요술봉을 휘둘렀고, 그룹 ‘카라’의 노래 ‘미스터’에 맞춰 엉덩이춤을 선보였다. 임예진은 9월 19일 피겨요정 김연아로 변신했고, 지난달 31일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브아걸)’의 나르샤로 분장한 뒤 “저는 나르샤 친구 나른해”라고 소개했다. 임예진의 깜짝 변신이 화제를 모은 ‘세바퀴’는 21일 시청률 18.4%(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했다.

그룹 2AM의 조권은 ‘깝권(까부는 조권)’ ‘예능돌(예능 아이돌)’로 불린다. MBC 세바퀴 등 예능에 출연해 브아걸의 ‘시건방춤’이나 소녀시대의 ‘지’ 안무를 오버액션과 함께 경박하게 재현했다. 특히 브아걸 특유의 뇌쇄적인 표정을 코믹하게 바꿨다. 조권은 21일 SBS ‘스타킹’의 ‘2009 싼티 총결산 싼티왕 선발대회’에서는 음반을 느리거나 빨리 돌리는 것에 따라 춤 속도를 달리한 ‘싼티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KBS2 ‘스타골든벨’의 진행자 전현무 아나운서는 ‘싼티 진행’으로 웃음을 준다. 그는 14일 방송에서 그룹 S.E.S의 전 멤버 슈에게 “서른 살이 돼도 깜찍하면 맴매할 거야”라고 애교를 떨었다. 또 자신이 ‘제2의 장동건’이라면서 “내가 니 시어머니가∼”라며 영화 ‘친구’ 속 장동건의 대사를 패러디했다.

○ ‘싼티’는 치열한 예능 경쟁의 산물

탤런트 김자옥은 1996년 ‘공주는 외로워’라는 곡과 함께 공주병 이미지로 화제를 모았고, 근엄한 아버지 역을 많이 맡았던 이순재도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야동(야한 동영상)’을 좋아하는 연기로 인기를 얻었다. ‘싼티’ 이전에도 망가지는 연예인은 여럿 있었다.

하지만 최근 ‘싼티’ 연예인의 등장은 집단 게스트 체제로 변한 예능 프로에서 생존을 위해 나온 측면이 강하다. MBC 세바퀴, SBS ‘강심장’과 스타킹, KBS 스타골든벨 등은 20명 안팎의 게스트가 출연한다. 튀지 않으면 화면에 나오기조차 힘들다. 차우진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예능은 게스트가 나와서 특별한 것을 하지 않으면 시선을 끌 수 없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조권이 속한 2AM의 김재호 매니저는 “조권의 일명 ‘싼티 이미지’를 통해 그룹을 홍보할 수 있고 가수 활동에 미치는 영향도 작다”고 말했다.

‘싼티’는 그냥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호응을 얻을 수 있다. MBC 세바퀴의 김유곤 PD는 “임예진은 스스로 최근 변신을 즐기고 연습도 많이 한다. 조권도 수준급의 춤 실력이 있었기에 싼티 댄스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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